[금융위기 해소「역할론」대두]『선진국 금리인하』여론

  • 입력 1998년 10월 8일 19시 19분


지난달 2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금리를 0.25% 낮춘 뒤 세계 경제위기의 탈출을 위해 여타 선진국들이 솔선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단기금리의 추가 인하를 검토하는 가운데 중국은 서방선진7개국(G7)의 금리인하 동참을 강력히 주문하고 나서 금리인하문제가 최근 국제경제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FRB의장은 7일 미국 경영학회 연설에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발표로 미국경제의 내년 전망이 상당히 나빠졌다”며 “지금은 통화정책이 특별히 기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린스펀의 이같은 발언은 금리 추가인하와 통화공급 확대를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한때 1백포인트나 오르는 등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연차총회에 참석한 중국의 샹화이청(項懷誠)재정부장(재무장관)은 7일 “국제금융위기 진화를 위해 G7이 금리를 내리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샹부장은 이날 한 세미나에서 “국제경제 안정을 위해 G7은 △재정 통화정책을 활성화하고 △금리를 내리며 △환율을 안정시키고 △수입을 늘리는 한편 상호 거시경제정책 협조를 긴밀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위안(元)화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실업문제가 심각한 영국 독일 등에서도 자국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7일 BBC 방송에서 “금리 결정시 현재의 국제적 경제불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이날 런던에서는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앞에 몰려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금리를 낮추라”고 촉구했고 제조업계도 “파운드화 강세로 제조업에서 25만명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있다”며 경기진작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선거에서 집권한 사민당도 실업자 대책의 일환으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업계는 “수출전망이 밝지 않다”며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허승호기자·외신종합연합〉tige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