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시대 31/연봉제]한국IBM 考課방법

  • 입력 1998년 9월 22일 19시 19분


연봉제에서 ‘평가는 곧 돈’이다. 따라서 연봉제의 성패는 연봉책정의 기준이 되는 인사고과(考課)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고과는 지난 1년 동안의 실적을 평가하는 업적평가와 일반적인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능력평가로 구분된다.

경총 노동경제연구원의 안희탁(安熙卓)연구위원은 “업적평가 대 능력평가는 8대2나 7대3의 비율로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연봉제는 성과를 중시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당장의 업적이 능력보다 중시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봉제가 정착된 한국IBM의 주요 인사고과 기법.

▼수량화할 수 있는 기준〓수량화하기 어렵다는 것은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것과 다름없다. 영업부서에서는 수량화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드는 일이 상대적으로 쉽다. 매출액이나 순이익 향상에 기여한 정도 등은 쉽게 수량화된다.

인사 교육 등 관리부서에서는 이런 지표를 만드는데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이 경우도 직원사기(士氣)지수 조사라든가 교육만족도조사 등을 통해 수량화된 지표를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상호 합의한 평가기준〓상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평가기준은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아 평가에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구체적 평가기준은 상사와 부하가 상호 의견교환을 통해 정한다.

연초가 되면 직원들은 ‘업무서약서’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한 해 달성목표를 제시한다. 상사는 이를 보고 목표가 너무 높게 책정되거나 낮게 책정됐는지 검토한 뒤 직원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이를 적절히 수정한다.

직원들로서는 이런 면담과정을 통해 사전에 평가기준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평가자의 다변화〓평가는 상사의 고유한 권한인 것처럼 여겨져왔으나 최근엔 동료나 부하의 평가도 채택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IBM의 경우 ‘3백60도 전방위평가’라고 해서 부하의 상사평가와 부원간의 동료평가를 인사고과에 20%정도 반영하고 있다.

▼이의제기절차〓연봉협상은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게 원칙이다. 연말에 연봉협상을 할 때가 되면 상사가 부하에게 인사고과 결과를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상사의 인사고과에 불만이 있는 직원은 이에 대한 의견을 첨부해 차상급자의 판단을 구한다. 차상급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급자의 고과가 그대로 유지된다.

▼연봉액수는 절대 비밀〓회사차원에서도 연봉에 관해 비밀을 유지한다. 아무리 친한 직원들간에도 서로 연봉을 묻지 않는 게 연봉제의 기본적인 예의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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