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닥터]권영옥/실직후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 입력 1998년 9월 7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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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인 K씨. 5개월동안의 실업자생활을 끝내고 8월 드디어 조그마한 회사에 자리를 잡았다. 예전에 받던 보수나 직급은 아니지만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은 정말 몰랐다.

K씨가 올 3월 상사의 반강압적 권유로 회사를 그만뒀을 때는 참으로 막막했단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실직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충격이었다.“이제 40줄에도 들어서지 않았는데 실업자라니….”

그러나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다. 가족들에게 자신의 실직을 이해시키고 협조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당당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부인과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더 큰 믿음이 생겼다.

직장 다닐 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똑같이 출근준비를 마치고 같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했다. 목적지는 고용안정기관이나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장. 구직에 관련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빼놓지 않고 찾아갔고 취업이나 고용보험에 관련된 자료들은 꼼곰히 스크랩했다.

실직자들은 자칫 게을러지거나 불규칙한 생활을 하기 쉽다. 자신을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실직자의 특징 중 하나.

실직을 당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우선 현실을 용기있게 받아들이는 것. 실직자들이 겪는 첫 심리적 과정이 ‘부인(否認)’이지만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효과적인 대응에 실패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

다음엔 자기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는 것.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활동해야 한다.

실직자들에겐 특히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족들이나 친구들로부터 위로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먼저 위로하라. 실직기간이 고통스럽긴 하지만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견딜 만 하다.

보수나 직급이 전 직장보다 낮더라도 ‘당연하다’고 기대를 낮춰야 한다. 이렇게 하면 취업의 좁은 문은 더 넓어 보이게 마련이다.

‘취업정보 노트’를 따로 만들어 고용안전기관 전화번호나 취업관련 행사 스케줄, 자기소개서나 면접요령 등을 기록해도 도움이 된다. 하루 하루 취업일기를 간단히 적어 놓으면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른 다음 이 노트를 보면 아마 아름다운 추억이 돼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권영옥(서울인력은행 책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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