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①]잠과 호르몬

  • 입력 1998년 7월 17일 20시 48분


《인체 내에 극미량 존재하면서 수면 비만 두뇌활동 등 생명체의 유지와 활동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호르몬. ‘호르몬 매직(magic)’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게 최근 학계의 연구성과. 체내에서 호르몬이 작용하는 원리를 알면 건강과 성공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호르몬 활용 건강법을 매주 토요일 게재한다.》

사람은 왜 잘까. 과학자들이 수백년 동안 연구했으나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주제. 그러나 최근 쥐 토끼 등의 동물실험을 통해 호르몬이 잠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잠은 왜 오나〓몸 안에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골방에서 밤낮을 구분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 눈 뒷부분 시신경 바로 위에 있는 ‘시각교차상부핵’이 밤낮의 길이를 측정하고 수면 관련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 주위의 밝기와 낮의 활동량도 수면 호르몬과 유관.

▼잠 관련 호르몬

△멜라토닌〓뇌 중간 밑의 콩알만한 송과선에서 만들어져 인체시계에 맞춰 잠이 오게 한다. 저녁부터 만들어지고 아침이면 분비가 멈춘다. 밤이라도 밝은 조명 아래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면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여행후 시차장애를 겪을 때 멜라토닌제제를 복용하면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천연멜라토닌이 들어있는 토란,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쌀 밀 토마토 바나나 생강 등을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스피린 술 담배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

△아데노신〓하버드대의대 신경생리학과 로버트 맥카리 박사팀은 고양이의 ‘콜린 세포’에 아데노신을 주사했더니 졸기 시작했다고 최근 발표.사람의 경우 아데노신은 낮에 활발히 움직일수록 많이 분비돼 몸 안에 쌓여 있다가 밤에 잠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호르몬〓깊이 잠들었을 때 뇌하수체의 전엽(前葉)에서 분비. 자녀가 밤을 새며 공부하면 성장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밤새 공부하고 키도 크기를 바라는 부모의 욕심은 모순.

△성호르몬〓동물실험에서 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및 테스토스테론의 증감이 생체시계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 쥐는 거세했더니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복원수술을 했더니 다시짧아졌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도언교수 02―760―2294,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교수 02―3410―3592)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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