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칼럼]인터넷 콘텐츠산업의 미래

  • 입력 1998년 6월 27일 19시 32분


인터넷은 지배적인 미디어가 될 운명을 타고 났다.

하지만 인터넷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콘텐츠 제작사가 웹에서 돈을 벌기는 힘들 것이다. 판매를 목적으로 내놓은 정보는 흘러 넘치지만 인터넷 미디어사이트의 이용자수는 광고주를 사로잡기에 아직은 턱없이 모자란다.

나는 96년초에 “인터넷에서도 콘텐츠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만한 분야”라고 말한 바 있다.

“‘TV혁명’은 이미 반세기 전에 TV세트 제조업을 비롯한 관련 산업을 잉태시켰지만 결국 최후의 승리자는 미디어를 통해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배달하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여전히 진실이라고 믿는 이 주장은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다. 다행히 그때 나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전제를 덧붙였다.

“인터넷이 번성하려면 콘텐츠 제공업자들이 마땅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나는 썼다. 장기적인 전망이 밝다 해도 콘텐츠 회사들은 당분간 실망을 거듭할 것이다.

이들은 광고를 유치하든지 정보이용료를 청구하는 방법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년뒤가 되면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판매가 성공을 거두기까지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리게 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CNN USA투데이 MSNBC 등 인터넷 미디어는 방대한 규모의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아직 많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물이 차면 배가 뜨듯 언젠가 그들은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이미 어떤 사이트들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중간 거래상 없이 인터넷으로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사이트들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우리 회사의 ‘엑스페디아(Expedia)’사이트는 많은 항공권과 호텔 투숙권을 팔고 있다.

어떤 웹 사이트는 콘텐츠를 분배하거나 반대로 사람들을 콘텐츠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그럭저럭 잘 꾸려왔다. 야후(Yahoo)나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상업적으로도 거의 손익분기점에 이르렀다. 수익률도 단순히 콘텐츠만을 공급하는 사이트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컴퓨터산업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 역시 유망한 콘텐츠 분야의 하나이다. 인터넷은 소비자들이 컴퓨터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해주는 이상적인 도구이기 때문에 광고주들은 기꺼이 이들 사이트를 후원해 왔다.

그러나 인쇄매체 없이 온라인으로만 출판하는 곳은 상당히 힘들다.

독자들은 공짜로 뉴스를 받아 보면서도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최신 뉴스가 올라오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일 수밖에 없다.

웹 콘텐츠 산업은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값싼 개인정보단말기(PDA)가 등장하게 될 때 비로소 시장이 활짝 열릴 것이다.

어떤 내용도 이 PDA로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터넷 콘텐츠는 이 게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정리〓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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