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터전⑥]방원기/『미생물로 유해물 분해하자』

  • 입력 1998년 6월 14일 19시 40분


전통적으로 생물공학은 미생물을 이용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발효식품 항생제 등)을 생산하는 생물공정이다. 그러나 환경 생물공학은 미생물을 이용하여 폐기물에 존재하는 유기물이나 유해한 화학물질을 분해 또는 제거하여 환경을 정화하는 생물공정이다.

미생물의 대사능력은 지구상의 물질순환(탄소 질소 인산 유황 등)에 기본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환경 생물공학의 여러 영역,즉 하수 및 폐수처리, 난분해성 화학물질의 분해, 유출된 원유의 분해, 중금속 제거 등에 응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하수 및 폐수처리

인구의 증가와 산업용수의 증가에 따라 오염된 물과 폐수를 재이용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하수 및 폐수처리에는 성장에 산소를 필요로 하는 미생물과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미생물이 동시에 이용된다. 이들 미생물이 유기물을 물과 탄산가스 등으로 분해하여 맑은 물을 재생하는 것이다.

▼난분해성 화학물질의 분해

공업 또는 농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화학합성에 의해 만들어진 수만개 이상의 화합물은 대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질이며 이와 같은 화합물은 대부분이 자연 중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살충제인 디디티(DDT)의 잔류기간은 3∼10년이다.

이들 화합물은 합성세제 비료 살충제 제초제 용매 등의 성분으로 직접 환경에 유입된다.

최근에 각종 신문 방송을 통하여 보도된 환경호르몬(내분비 교란성 화학물질)이라는 것은 생물체의 몸안에 들어가 각종 생체내 호르몬의 합성 분비 수송 등을 방해하는 외래성 물질이며 이들 외래성 물질의 거의 대부분이 난분해성 화학물질이다.

난분해성 화학물질은 분해가 어렵기는 하지만 자연 중에서 이들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많이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도 세균 슈도모나스(Pseudomonas)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원유의 분해

원유는 여러가지 탄화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매년 원유 수송선의 사고로 약 1억 갤런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출된 원유의 분해에도 미생물이 사용될 수 있으며 원유유출지역에 인산과 질소 비료를 영양분으로 보강함으로써 원유의 분해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중금속의 제거

중금속의 유해성은 이미 수은에 의한 미나마타병이나 카드뮴에 의한 이타이이타이병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폐수로부터 중금속을 제거하는데도 미생물이 사용될 수 있다. 폐수 중에 함유되어 있는 대량의 질산염이나 인산염은 물 표면에서 남조나 조류와 같은 광합성 미생물이 자랄 수 있게 하며 이 균체는 중금속과 결합한다(생물흡착). 남조나 조류가 죽어 가라앉게 되면 중금속도 함께 가라앉아 용해도가 매우 낮은 금속황화물(황화카드뮴 황화수은 등)을 생성하여 폐수로부터 중금속이 제거된다. 이외에도 중금속의 제거에 미생물이 생산하는 중금속 흡착 단백질이 사용될 수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미생물을 오염물질의 분해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 것이다. 특히 미생물의 분해능력은 무한한 것이므로 미생물에 의한 유독성 물질이나 환경호르몬과 같은 난분해성 화학물질의 분해 및 무독성화에 대한 연구가 보다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때 새로운 유전공학 기술은 난분해성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새로운 미생물의 창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끝〉

<글:방원기 교수>

▼약력

△고려대 농과대학 농화학과 졸업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대 생물공학전공 박사 △고려대 농화학과 교수 △미국 국립보건연구소 초빙연구원 △일본 이화학연구소 초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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