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시대 18]「時테크」국내기업사례

입력 1998-06-04 21:29수정 2009-09-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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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내에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자.’

대기업들의 생존전략이자 ‘꿈’이다.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은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

‘초(秒)관리경영’으로 유명한 서울 성수동 삼원정공. 시간관리에 관해선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독한’ 기업이다. 오전 8시까지 전 임직원이 출근, 오후 5시 퇴근할 때까지 숨돌릴 틈이 없다.

삼원의 주력생산품은 각종 스프링. 쇳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법도 하지만 공장 바닥은 웬만한 사무실 뺨치게 깨끗하다. 청결과 정리정돈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인다는 게 이 회사 양용식(梁龍植)상무의 지론.

직원들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시간도 아껴야 한다. 매층 한구석 바닥엔 아래위층을 연결하는 지름 20㎝의 구멍이 있다.

회사 곳곳엔 ‘담배 한대 피우는데 9백원’ 등으로 시간 절약을 외치는 표어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작업시간 중엔 회의도 안한다. 야유회나 단체회식 등은 옛날 얘기. 직원들은 꽉짜인 작업스케줄 때문에 마음에 편하지는 않지만 덕택에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도 정리해고 무풍지대다.

듀폰코리아 울산공장은 현장자율과 팀웍을 중시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접합유리용 필름을 만드는 이 공장에는 공정을 중시하는 국내 다른 화학공장과 달리 정비조 생산조 등 ‘부서 장벽’이 의미가 없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팀을 보자. 조당 7명씩 4개조가 3교대 근무에 투입된다. 7명의 조원은 기계 화학 전자 등 관련 분야 핵심기술을 취득한 전문가들. 화학공장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웬만한 가동중단 사태는 즉석에서 해결할 수 있어 생산성이 크게 올랐다. 홍용기(洪龍基)상무는 “전세계 듀폰공장 30여개중 생산성 상위 5위권에 들 정도로 효율이 올랐다”고 자랑한다.

삼원과 듀폰의 생산성 관리 방식에는 각기 장단점이 있다. 두 공장을 모두 탐방해 장단점을 연구했던 L그룹 C이사는 “삼원정공식의 시간관리는 대기업이나 사무직에 적용하기 어렵고 듀폰식 모델은 사원교육에 엄청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몸에 잘 맞는 옷을 고르듯 기업 여건에 맞는 생산성 향상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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