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17/인터뷰]횡성 덕고초등학교 김학선 교장

  • 입력 1998년 5월 11일 09시 50분


“시골에 있다고 교육이 제대로 안된다면 도시로 이사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주어진 여건이 어떻든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학생을 위해 학교와 교사가 존재한다’는 신념만 있으면 좋은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덕고초등학교 김학선교장은 열린교육이 특별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학생들이 배우는데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교사들이 학생과 자주 대화하고 고민하면 그것이 바로 열린교육이라는 설명이다.

김교장의 하루 일과는 운동장과 교실, 실습장 등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학생들이 전날 가지고 놀았던 축구공이 운동장에 그냥 뒹굴고 있으면 제자리에 갖다 놓고 실습실에 있는 학생들 개인 텃밭의 작물이 잘 자라는지를 살피며 아이들의 체취를 느낀다.

그는 교장실 게시판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써놓은 편지나 메모를 보고 학생들의 개인자랑판에 답장을 남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답장을 꼬박꼬박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교장선생님한테 답장을 받았다고 기뻐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간단한 메모에 대해서도 답장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교장실 출입을 자유롭게 하고 때로는 버릇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허물없이 굴어도 그저 허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 김교장이지만 기본적인 학습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교사들에게는 학생의 학습정도를 매일 평가하도록 당부하고 학생들에게는 학교규칙 준수와 함께 책임학습을 철저히 요구한다.

“열린교육이 일반적인 교과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것, 외워야 할 지식 등을 게을리하면 교사들이 방과 후에 개인지도를 통해서라도 꼭 그날그날 머리에 넣어주게 합니다.”

그는 요즘 학생들의 폭넓은 경험을 위해 도시학교와의 교환학습을 준비하고 있다. 6월경 춘천 남부초등학교와 학생 9명씩을 일정기간 교환해 체험학습을 시키기로 한 것.

도시학생에게는 허름하지만 낭만이 있는 시골학교를 경험하게 하고 시골학생에게는 북적대는 도시의 큰 학교를 경험하게 해 서로의 삶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풀고 사고와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횡성=윤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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