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 ⑮/인터뷰]한빛고 안행강 교장

  • 입력 1998년 4월 27일 07시 05분


“교육은 인간을 인간으로 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사제간의 인격적 만남을 바탕으로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는 학교로 가꾸고 싶습니다.”

한빛고 초대교장인 안행강(安幸江·54·여)씨. 인문계 고교의 목적을 살리면서도 도시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자연체험적 교육을 통해 정서순화와 창의성 교육이 함께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교장은 “교과서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우선 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주눅들고 마음에 상처를 받아서는 절대 안된다”며 “학교운영을 교장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끌고가서는 곤란하며 교사 학생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민주시민교육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교장은 교장으로 추대되기 전에 ‘광주 여성의 전화’ 이사장, 한국여성유권자연맹 광주지부장, 교회장로 등을 맡아 왕성한 지역 사회활동을 해온 맹렬여성.

한빛고는 95년 광주 전남지역 인사들이 기존의 학교와 다른 교육철학과 환경으로 새로운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새로운 학교준비 모임’을 만들면서 태동했다.

시민 후원자들로 구성된 이 모임을 통해 학교건립에 필요한 자금을 모았지만 큰 돈을 모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연히 이 모임과 안교장이 인연을 맺게 됐다.

“모교인 전남여고에서 교사로 근무하다 집안일 때문에 학교를 그만 둘 때 남편이 후에 학교를 하나 세워 주겠다는 약속을 했어요. 그래서 82년 학교 부지까지 매입했는데 여러가지 난관이 있어 포기했지요. 그런데 새로운 학교를 추진하는 모임에서 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을 듣고 평생의 꿈인 육영사업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안교장은 자신의 빌딩을 저당 잡히고 사재를 털어 10억원이 넘는 큰 돈을 쾌척, 한빛고 설립에 중심적 역할을 했지만 결코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안교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면담하면서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고 교육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면서 다양한 체험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지식,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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