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대란]大卒 절반이상 「실업자」로 사회 첫발

  • 입력 1998년 2월 1일 20시 30분


본보취재팀의 조사대상 학생가운데 올해 취업을 원하는 10명의 학생중 대학별로 불과 1∼5명만이 직장을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순수취업률). 결국 5∼9명이 실업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뎌야 하는 셈이다. 이는 경제개발이 시작된 이후 취업이 가장 어려웠던 70년대 후반 제2차 오일쇼크 시기와 정치적 격변기인 80년초보다 더욱 저조한 취업률. 당시 기업들은 수출격감 또는 정치상황의 불안으로 신입사원 모집을 대폭 줄여 대학 졸업예정자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불안의 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올해 취업률은 이보다 심각한 사상 최악이 될 것이라는게 취업담당자들의 분석이다. 본보가 이번에 조사한 10개 대학은 각 기업이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학교들. 경제학과와 영문학과는 그중에서도 취업률이 높은 인기학과다. 하지만 조사결과 취업률이 38∼76%에 그쳤다. 여타대학 비인기학과의 취업률은 이보다 훨씬 저조한 것이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지난해의 경우 60%이상의 취업률을 보인 곳은 조사대상 20개 학과중 18개 학과였으나 올해는 7개학과에 불과했다. 이같은 취업률은 지난해에 비해 4∼52%포인트까지 떨어진 수치로 대학원 진학 군입대 등을 제외한 순수취업률은 10∼5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반취업률의 경우 노동부 집계방식에 따라 기업체취업 공무원 대학원진학 유학 군입대 결혼 등을 포함했으며 순수취업률은 공무원 및 기업체취업과 결혼을 포함한 수치. 수치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취업의 질도 문제. 졸업예정자 상당수가 중소기업에 지원, 취업률이 90%이상을 기록하던 동국대의 경우 올해는 중소기업마저 취업이 어려워 취업률이 크게 떨어졌다. 한양대 영문과의 경우 일반 취업률은 40%지만 순수취업률은 10%에 그치고 대신 ‘현실도피성’대학원 진학이나 군입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취업 질저하’ 때문에 졸업이 가능한데도 수강취소 등의 방법으로 1,2개 과목을 남겨둔채 취업여건이 좋아질 때까지 졸업을 미루고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각 대학 취업전문가들은 “정부와 노동계가 이미 취업해 있는 근로자들의 정리해고문제에만 신경을 쓰지말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좌절하고 있는 대학졸업예정자들에 대해서도 배려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현두·하태원·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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