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성시대]밀림지역 위성이용 프로젝트

  • 입력 1997년 12월 3일 08시 13분


아마존 밀림을 위성으로 뚫고 인터넷과 연결한다. 아마존 밀림을 안고 있는 브라질 페루 등 남미 국가들은 최근 위성을 이용해 정보통신의 소외 지역을 없애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나섰다. 전체 지역의 98%가 밀림인 브라질의 아마조나스 주. 아마조나스 주 남부에 우뚝 서 있는 마나우스 공업지역. 브라질 정부가 미개발 지대인 아마존의 산업화를 위해 세운 무관세 공업지역이다. 이곳에는 삼성 LG 등 국내기업은 물론 미국 유럽 일본 기업들의 생산공장이 들어서 있다. 이곳으로 들어오는 부품이나 생산재료에 대해서는 세금이 매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과 브라질 경제 중심지인 상파울루까지는 2천㎞정도. 비행기로 5∼6시간 거리다. 그 사이에는 울창한 밀림과 인적마저 드믄 평원 지역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마나우스와 상파울루까지를 단번에 연결하는 유선 통신망은 아직 없다. 위성이 마나우스와 상파울루를 연결하는 유일한 정보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브라질의 평균 유선전화 보급률은 8.3%. 그 가운데서 아마조나스 주의 전화 보급률은 5.3% 정도. 곳곳에 통신망과 연결되지 않은 통신의 사각지대가 있고 폭우로 수시로 통신선이 끊어지는데다 우회 통신선로도 갖춰지지 않아 시외전화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다. 이에 따라 마나우스에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이곳과 상파울루를 연결하는 핫라인으로 위성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쓰는 위성통신 사용료는 해마다 2배 이상 뛰고 있다. 96년 2천만달러였던 것이 올해에는 4천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브라질에서의 위성통신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 상공에 떠 있는 위성은 모두 9개. 브라질이 갖고 있는 위성이 2개, 외국 소유가 7개다. 브라질의 기본 통신 장거리 사업자인 엠브라텔사는 「브라질 Ⅰ」 「브라질 Ⅱ」 위성을 쏘아올린데 이어 「브라질 Ⅲ」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엠브라텔사는 브라질을 촘촘히 위성 통신망으로 구성해 원격의료 원격교육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98년부터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은행 지점을 위성으로 하나로 묶어 온라인 거래를 실현하겠다는 것도 브라질 정부의 계획중 하나다. 이와 함께 현재 6천4백bps정도인 위성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2Mbps급으로 올려 인터넷의 중심 교환매체 역할도 맡길 예정이다. 상파울루 주 지역 통신사업자인 텔레스프사의 로메우 그란디네티 부사장은 『브라질에서의 위성은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기본 통신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기술의 발전으로 위성이 경제적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으며 특히 브라질에서는 효율적인 통신수단』이라고 말했다. 올해초부터 브라질의 전국 TV방송은 모두 위성을 통해 중계함으로써 방송 사각지대를 없앴다. 또 케이블TV방송도 장거리 전송은 모두 위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유선망을 까는 것보다 위성을 쓰는 것이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엠브라텔사는 위성으로 쏠 수 있는 방송채널의 숫자를 98년부터 지금보다 2배나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TV는 16개, 라디오는 30개 채널이 된다. 위성이 브라질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유선통신망을 구성하기 어려운 여건 때문. 우리나라의 80배나 되는 넓은 국토에 동부와 남부의 해안지대에만 전체 인구의 78%가 몰려 산다. 중부 이북 이상 지역에 유선망을 깔기에는 경제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다. 또 일찍이 외국 기업들의 통신 시험무대였던 브라질에는 다른 종류의 통신장비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한국통신과 같은 브라질의 기간통신사업자인 텔레브라스사가 운영하는 한곳의 전화국 안에도 많게는 수십여 종류의 교환기가 뒤섞여 있다. 미국의 루슨트 모토롤라, 프랑스의 알카텔, 일본의 NEC 등이 브라질 통신 시장에 뛰어들면서 다양한 장비를 시험삼아 깔아놓은 결과다. 이같은 장비를 일일이 서로 맞춰 전국망으로 연결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것이 텔레브라스의 판단이다. 때문에 텔레브라스는 위성을 통신 교환의 중앙 처리장치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브라질에서 이사를 가 전화를 옮기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2년정도. 대부분 통신선을 새로 깔아야 하기 때문이다. 초소형 위성 안테나를 갖추고 위성과 직접 연결하면 이사가는 즉시 전화를 놓을 수 있다. 일반인이 가장 크게 피부로 느끼는 위성통신의 장점이다. 아마존 밀림지역의 서부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페루는 밀림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도시 이키토스와 수도인 리마를 위성을 이용해 하나의 이동통신망으로 묶었다. 리마에서 이키토스로 휴대전화를 하는 사람들은 위성을 기지국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최근 페루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차세대 위성이동통신(GMPCS)분야. 페루 정부는 올해들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위성을 이용한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이라는 천연의 자연보고를 나눠 갖고 있는 브라질과 페루는 위성이라는 새로운 통신 수단을 이용해 아마존 밀림을 정보화하고 있다. 〈상파울루·리마〓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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