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IISS 전략문제 논평]위험한 러 무기수출 유혹

  • 입력 1997년 10월 6일 20시 24분


《동아일보는 전략문제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의 독점계약으로 IISS의 간행물 「전략문제 논평」(Strategic Comments)중 「러시아 군수산업과 무기수출」을 요약, 소개한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무기수출정책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것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군산(軍産)복합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기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35억달러어치를 수출, 프랑스 영국 미국과 더불어 세계4대 무기수출국에 들었다. 2000년에는 무기거래액이 7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기판매를 늘리기 위한 독특한 전략으로 러시아는 라이선스생산과 같은 기술이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장기적으로 오늘의 구매자를 내일의 경쟁자로 만들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군산복합업체들은 심지어 최신장비를 자국 군에 공급하기도 전에 해외에 판매하는 경우까지 있다. 러시아의 군산복합업체들은 민간생산으로의 전환과 주기적인 구조개편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침체를 겪어왔다. 지난해의 총생산량은 27%나 감소, 91년 수준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노동력도 13%나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획기적인 구조개편과 더불어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8월 부패에 찌든 국영 무기수출업체 로스부루체니의 알렉산더 코텔킨사장을 해임시키는 등 개혁을 단행했다. 러시아 지도자들은 군산복합업체의 공격적이고 야심적인 무기수출정책에 지지를 보이고 있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군산복합업체가 러시아의 제조업 기반과 기술력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 기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생산비용에 대한 고려로 대규모 군사산업단지를 개발했으며 이로 인해 몇몇 소도시와 지역들은 지역경제의 기반을 이 단지에 의존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단지들을 폐쇄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것은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된다. 둘째는 무기수출이 무기개발에 관한 최소한의 기술적 지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연구개발자금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개혁의 일환으로 국방예산을 97년의 경우 20%나 줄이는 등 계속 감축하고 있어 자력으로 연구개발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없다. 수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관심이 높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무기수출은 갈수록 위협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총 무기수출량의 3분의2를 중국과 인도 베트남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을 줄이는 대신 자신들의 무기수출을 늘리기 위해 주요 부품들의 자체생산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러시아가 안고 있는 기술이전의 위험성이다. 무기수출은 러시아 군산복합업체에 앞으로 생명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강력한 국내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한 무기산업이 일정기간 이상 계속 존속하기는 힘들다. 러시아정부나 무기제조업자들이 해외판매에 유혹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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