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주택]「평창동 단독주택」북한산자락 그림같은 하얀집

  • 입력 1997년 9월 30일 08시 27분


할아버지 손자부부, 그리고 주인부부 등 3세대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요구된 서울 평창동 주택은 대지의 동쪽에 있는 계곡의 수려함을 주택의 내부에서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즉 주거의 공용공간을 계곡 쪽으로 배치하고 많은 유리창으로 개방을 강조했다. 집에 들어올 때 대문에서 현관까지 적당한 거리를 갖도록 대문과 현관을 대각선으로 배치했으며 우리 생활에서 비중이 큰 옥외 생활을 고려해 마당이 중심이 되게 했다. 또 남쪽에 위치한 기존 2층 벽돌집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하고 마당을 공간적으로 더 정돈하기 위해 남쪽으로 주랑을 두었다. 건물내부를 최대한 개방된 공간이 되도록 설계했으며 많은 유리면과 밝은 실내마감으로 건강하고 명랑한 실내공간을 조성했다. 이 주택의 외부마감은 「드라이 비트」로 돼 있다. 겉으로 보면 콘크리트나 조적조의 건물 같아 보이지만 실은 이 건물은 바닥과 벽 지붕 등 모든 구조가 목조로 돼 있다. 물을 사용하는 습식 건축구조가 아니라 목재를 사용하는 건식구조가 갖는 좋은 점은 여러 가지다. 습식건축은 1∼2년간의 양생기간에 습기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돼 있다. 그러나 건식건축은 양생이 필요없는데다 목재 사이를 보온재로 충진하고 드라이 비트의 바탕이 되는 스티로폼으로 건물을 쌓았기 때문에 방한 효율이 뛰어나다. 평창동 주택의 내부 바닥은 전부 「레드 오크 플로링」으로 하고 벽과 천장은 치장없는 석고보드면으로 해 백색 페인트로 마감했다. 난방은 오크 플로링 바닥을 온수파이프로 처리, 실내공간에 난방기기가 돌출되지 않도록 했다. 또한 건축구조체부터 마감재까지 산업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마감선 및 마감 시공에 정교함을 얻게 했다. 한 사람이나 가정이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집만을 짓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그만이 바라는 「꿈의 집(Dream House)」을 지으려는 바람이 들어 있다. 집의 작고 큰 것이나 싸고 비싼 것과는 관계없이 집을 짓는다는 것의 배후에는 각자 고유의 꿈이 있다. 이런 꿈은 팔기 위해 짓는 집에도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평범한 듯한 이런 꿈을 바로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건축가가 당면하는 최대의 과제다. 그리고 이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이 건축가가 받는 최상의 보상이 되는 셈이다. ▼약력 △서울대 건축과 졸 △김수근건축연구소 근무 △정동교회 고속철도천안역사 명동성당 등 현상설계 당선 및 입상 △밀알장애인학교 전주대CHAPEL 설계 02―539―1530 유걸(종합건축사무소 건원 고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