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총리 아버지 고형곤옹]『아들에 3계명 가르쳤지요』

입력 1997-03-04 19:39수정 2009-09-27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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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지 말라」 「술을 잘 마신다는 얘기를 듣지 말라」 「누구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라」. 신임 高建(고건)총리가 세번의 장관과 서울시장 대학총장을 거치면서 좌우명처럼 항상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부친 高亨坤(고형곤·91·학술원회원·전 전북대총장)옹의 「牧民官(목민관)수칙 3계명」이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서울대 철학과 은사로 대통령 제자에 이어 총리 아들을 두게된 노철학자 고옹은 현재 부인과 단둘이 안양에 있는 61평 아파트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고옹은 아들의 총리내정사실이 알려진 지난 며칠사이 거듭된 보도진의 인터뷰요청을 사양해오다 지명이 공식발표된 4일 오후에야 잠시 기자들을 만나 아버지로서의 바람과 평소의 가르침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구순의 나이에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등 전형적인 선비의 풍모를 보인 그는 『목민관의 기본자세를 잃지 않기 위해 최소한 지켜야할 몸가짐을 아들에게 당부해 왔다』고 말했다. 고옹은 『지내고 보니 아들이 3계명 가운데 두가지는 제대로 지킨 것 같은데 「술 잘 마신다는 얘기를 듣지말라」는 것은 지키지 못한 것 같다』며 웃었다. 『아들이 일주일에 한번 꼭 문안인사를 오는 효자』라고 밝힌 고옹은 『총리지명설이 나돌던 지난 3일 아들이 병문안을 왔을 때 공직생활을 마무리짓는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졸린다』고 말할 정도로 아직도 학문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있는 그는 『지난해 개정판을 낸 「禪(선)의 연구」 수정원고를 집필중』이라고 근황을 밝혔다. 고옹은 지난 33년 경성제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사에 3년동안 근무하기도 했고 60년대 초반에는 야당으로 6대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고총리의 어머니 장정자씨도 팔순의 나이지만 가정부를 두지 않은채 손수 시장을 보고 빨래를 하는 등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해 이웃 주민들은 이들 노부부가 새총리의 부모라는 사실을 거의 모르고 지내왔다. 〈이명재·공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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