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드]동아건설 현장지도 「벽안匠人들」

입력 1997-01-19 19:43수정 2009-09-2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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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在成 기자」 동아건설의 국내 현장에선 허리에 망치를 찬 채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벽안의 외국인들을 가끔 만날 수 있다. 잔 소홀트(56), 도나타스 카터스카스(54), 앤드루 슈로스(37)가 그들이다. 동아건설은 94년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함께 붙어다니는 부실시공의 멍에를 벗어던지기 위해 취한 극약처방 중 하나로 작년 6월 외국인 기술자를 직원으로 채용, 현장기술지도 및 공사감리를 맡겼다. 국내 건설현장에 외국인 기술자가 현장기술지도를 나서는 예는 적지 않으나 이들처럼 아예 직원으로 채용된 경우는 없었다. 이들이 극동의 조그만 나라 한국에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동아건설이라는 회사에 입사를 결정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리비아대수로 공사」였다. 『이름을 처음 들어본 회사에 취직한다는 게 께름칙했다』는 소홀트는 『리비아대수로 공사와 같은 대공사를 할 정도의 업체라면 가까이서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입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금까지 맡은 일은 동아건설의 전국 1백여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시공상태를 검사하고 선진건설공법 등을 현장근로자들에게 교육시키는 것.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필수였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언어장벽. 이로 인한 오해도 많았다. 전국의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생긴 잊지 못할 추억도 많았다. 슈로스는 제일 기억에 남을 만한 일로 임명장과 함께 받은 망치때문에 공항에서 쫓겨날 뻔했던 일을 꼽는다. 崔元碩(최원석)동아그룹 회장은 이들 호주 기술자에게 사령장을 주면서 부실시공을 완전히 근절시켜 달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쇠손잡이가 달린 작은 망치를 선물했다. 슈로스는 이 선물이 자랑스러웠고 공사현장에 돌아다닐 때도 늘 휴대하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공항검색대에서 망치는 단순한 「흉기」에 불과했던 것. 이들이 지난 3개월여 전국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내린 결론은 국내 건설업이 시공기술 근로자기술력 성실시공의식 등이 서구선진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 이들은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과 성실성, 지난 60∼90년대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놀라운 경제성장저력과 기술 등을 고려할 때 멀지 않은 시일내 「질적인 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중소업체의 경우 서구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으므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홀트는 『(중소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할 경우)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후 한국으로 들어올 수많은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협력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정성을 다하는 시공자세와 선진 외국 건설공사방법을 가능하면 빨리 익힐 것』을 거듭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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