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권주자들]미국 차기대통령

입력 1996-12-05 20:12수정 2009-09-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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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李載昊특파원」 『캐리 스트러그가 35세만 되어도…』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 얘기가 나오면 따라 붙는 조크다. 스트러그(19)는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체조 단체전 결승에서 발목부상을 무릅쓰고 선전해 미국팀에 금메달을 안긴 장본인. 국민적 영웅이 되다시피한 그를 대선에 내보내면 좋겠는데 안타깝게 나이가 피선거권 연령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다. 이 조크 속에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맹점에 대한 조소가 담겨있다. 언제 어떤 후보가 대중적 인기를 업고 「떠오를지」 모른다는 비아냥이다. 2000년 대선을 성급하게 민주당의 앨 고어부통령과 공화당의 잭 켐프의 대결로 단정짓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객관적인 조건으로만 보면 고어와 켐프가 가장 앞서 있다. 고어는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혀온 지 오래다. 좋은 집안과 학벌,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탁월한 리더십과 처신으로 당내에선 경쟁자가 없다. 켐프도 고어에 못지 않다. 보브 돌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다가 함께 추락하기는 했지만 그의 미래는 추락하지 않았다. 미식축구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그는 번듯한 외모에 뛰어난 화술, 강한 추진력으로 인물 부재의 공화당에서 단연 돋보이는 대권주자다. 켐프에게는 그러나 콜린 파월(59)이라는 두려운 경쟁자가 있다. 뉴스위크지가 최근 미국민을 상대로 「당신이 집을 비울 때 당신의 아이를 어떤 정치인에게 가장 맡기고 싶은가」라는 설문을 돌렸을 때 파월이 19%로 1위였다. 문제는 공화당이 최초의 흑인대통령을 용인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당선 가능성을 중시해 후보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파월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고어는 클린턴과 너무 가까이 있는 게 흠이라는 지적이다. 클린턴이 집권 2기동안 거듭된 실정에 도덕성 시비까지 겹쳐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경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될 가능성이 많다. 68년 험프리 전 부통령이 그랬다. 존슨 전대통령이 월남전으로 죽을 쑤는 바람에 험프리는 공화당의 닉슨에게 참패했다. 고어―켐프, 또는 고어―파월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인물로 민주당에선 리처드 게파트(하원 원내총무) 빌 브래들리(전 상원의원·프로농구선수 출신) 크리스토퍼 타드(전 당전국위원회 위원장), 공화당에선 뉴트 깅리치(하원의장) 스티브 포브스(잡지발행인) 조지 부시 주니어(텍사스 주지사·부시 전대통령 아들) 크리스티 휘트먼(뉴저지 주지사) 토미 톰슨(위스콘신 주지사) 등이 꼽히고 있다. ==============▼ 유력후보 2人 ▼=============== ◇민주당 고어…작은정부 주장 행정력 탁월 고어부통령(48)은 민주당 내에서도 이른바 「뉴데모크래트」(신 민주당원)로 분류되는 인물. 정부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주창한다. 그동안 정부구조 재편, 환경보호, 정보고속도로 개설사업 등을 맡아 뛰어난 행정력과 리더십을 보였다. 그를 흔히 미래형 지도자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 남부 테네시주 출신인 그는 아버지가 상원의원을 세번이나 했을만큼 정치적으로 일찍이 개화된 집안 출신. 자신도 28세 때인 76년 하원의원에 첫당선된 이후 내리 5선을 했다. 86년 상원에 처음 진출한 고어는 88년 대선때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섰다가 패배한 적도 있다. 하버드대(정치학)를 우등으로 졸업한 고어는 대학시절 월남전 반전데모에 앞장서기도 했다. 딱딱한 느낌을 주는 인상과 대중연설이 약한 게 흠으로 지적된다. ◇공화당 켐프…조세제도 등 경제지식 해박 켐프(61)는 레이건의 적자임을 자임하는 인물. 세금감면을 통해 기업의 투자의욕과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임으로써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레이거노믹스(공급중시 경제학)의 주창자다. 프로 미식축구선수 출신답지 않게 정책에 밝아 조세제도 도시재개발사업에 일가견이 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옥시덴털대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했으며 대학때부터 미식축구선수로 명성을 날렸다. 하원의원 생활(71∼89년)은 뉴욕주에서 했고 부시정권 때 주택부장관(89∼92년)을 지냈다. 공화당이면서도 흑인을 비롯한 소수민족과 빈민층을 위한 정책개발에 앞장서 당내에서는 그를 「이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전도 있고 대중연설도 뛰어나나 성격이 너무 강해 팀워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흠. 하원의원 시절에는 의회운영을 놓고 당지도부와 곧잘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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