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점]「허재 파문」 기아 초비상

  • 입력 1996년 11월 25일 20시 22분


《「농구천재」가 빠진 기아자동차의 앞길은 어떻게 될까.한국농구 최고의 스타 허재(31)가 무면허 음주뺑소니사고로 24일 경찰에 구속됨에 따라 소속팀 기아자동차의 정상지키기에도 먹구름이 깔렸다.계속된 음주파문으로 물의를 일으켜왔던 허재는 이번 구속으로 다음달 4일 개막되는 농구대잔치 경기는 물론 내년 2월 출범하는 프로리그에도 참가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李 憲기자」 허재가 구속적부심이나 기소유예 등의 관대한 처분을 통해 사법적 제재를 피한다 하더라도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농구협회나 소속팀의 중징계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와 관련, 협회는 26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징계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94,95시즌에 이어 농구대잔치 3연패를 노리던 기아는 목표달성에 엄청난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물론 프로원년 챔피언등극도 힘겨울 전망이다. 허재는 「농구천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탁월한 기량과 팀내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기아자동차를 정상에 올려놓은 주역. 농구대잔치 통산 3점슛(6백52점) 자유투(7백79점) 가로채기(4백95개)3개 부문1위, 득점(5천4백7점)2위, 리바운드 (1천4백13개)3위 등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입단이후 일곱차례나 소속팀에 농구대잔치 우승컵을 안겨주면서 두차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허재는 강동희와 함께 팀공격의 70∼80%를 감당하는 공격의 핵으로 팀플레이를 전반적으로 조절하는 게임메이커의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타고난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동료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도 그의 진가를 보여주는 대목. 실제로 지난 농구대잔치때 정규리그 5위에 머물렀던 기아가 챔피언에 오른 것은 허재의 분발이 주효했다는 평가까지 나왔었다. 이때문에 허재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기아자동차가 안게 되는 전력 손실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득점력이 현저히 떨어질 뿐 아니라 허재에게 집중됐던 수비가 분산되면서 다른 선수들의 공격까지 막힐 수밖에 없기 때문. 농구인들은 「허재파동」으로 기아자동차가 올 농구대잔치 우승후보에서 탈락하는 대신 고려대 연세대 등 대학세와 상무 SBS 동양제과 등 실업 상위팀들간의 우승다툼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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