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전문가진단]유승남 국민대교수

  • 입력 1996년 10월 20일 20시 20분


현행 국정감사는 운영과정에서 드러난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구태를 탈피, 보완 해야 할 점이 많다. 물론 국감이 국정 비리폭로를 통한 문제점개선 등 순기능적 측면도 많지만 아직도 지나치게 정책질의에 치중, 대정부질문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국회본연의 정부예 산 및 회계감사는 손을 못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국감은 정부의 예산집행실 적에 대한 검토가 있기 전에 이뤄짐에 따라 실제로 행정통제기능의 본래 역할에 소 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지난 70년대 중반 의회내에 전문적인 입법보조기구를 설치, 정부의 예산운 영전반에 걸쳐 상시 분석 및 감시활동을 벌여오고 있는 미국의 제도를 한국 국감에 도 도입하는 것이 효율적 국감운영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국회차원의 결산평가도 국감전에 미리 마무리한 뒤 이를 토대로 국감에서 꼼 꼼한 현장확인작업을 벌이는 것이 국감의 본래취지에 맞는 방식이 될 것이다. 또하나의 문제점으로 무리한 국감일정에 따른 비효율적인 감사방식을 지적할 수 있다. 불과 20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무려 3백40여개의 감사대상을 선정한 국회 의 과욕이 「부실국감」을 초래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에 대한 회계 및 정책감 사를 벌이고 있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국회에 사전 보고토록 제도화해 이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국감을 알차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따 라서 현행 국정감사는 이같은 제도적 보완장치가 완벽하게 갖춰질 경우 장기적으로 는 폐지하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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