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IOC 위원 “한국의 국제 스포츠 행정 인력 늘어나길”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9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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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위원·ISU 회장으로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찾아
"젊은층 스포츠 관심 높이는 것은 모든 연맹의 고민"

김재열(56)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한국의 국제 스포츠 행정 인력이 늘어나길 바랐다.

김 회장은 지난 19일 개막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현장을 누비고 있다. IOC 위원이자 ISU 회장으로서 대회 운영 상황을 살피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에게 당시 시설을 활용해 열리는 이번 대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김 위원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29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림픽은 전 세계 선수들이 한꺼번에 모이고,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보는 축제다. 여기에 또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또 “6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에는 IOC 위원으로서, ISU 회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올림픽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이라는 명칭이 붙은 대회에 IOC 위원 자격으로는 처음 참석했다. 지난해 10월 IOC 위원에 당선된 김 위원은 어찌 보면 ‘호스트’ 자격으로 다른 위원들을 맞이한 셈이다.

김 위원은 “사실 모든 대회는 준비하는 입장에서 걱정하게 마련이다. 관중이 많이 찾아올지, 선수가 다치지 않을지에 대해서도 걱정이 된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날씨 변수도 있다”며 “그래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찾은 IOC 위원들이 대회 운영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IOC 위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김 위원은 “함께 IOC 위원이 된 세실리아 테이트(페루), 장대높이뛰기 전설이자 IOC 위원은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는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에 선수로 출전했었다. 이들이 한국을 찾으면 당시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IOC가 올림픽 유산(레거시) 활용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장소에서 미래 올림픽 꿈나무들이 기량을 펼치는 이번 대회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김 위원은 “무척 잘 지은 경기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런 장소에서 다시 경기가 열리니 다들 만족스러워 한다”며 “시설적인 측면의 레거시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쪽의 레거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매니저를 맡았던 분이 이번 대회에서도 같은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역시 평창 때 자원봉사를 했던 분들이 이번에도 대회에 참여했다”며 “동계 스포츠 불모지 국가의 선수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훈련 프로그램인 드림 프로그램이나 평창 조직위 시절 했던 뉴 호라이즌 프로그램 등도 레거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OC는 올림픽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에 서핑, 브레이킹댄스 등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종목을 포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IOC 위원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IOC 차원에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다만 ISU 회장으로서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하도록 하고, 보도록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있다. 아마 극소수 종목을 제외한 국제연맹의 수장들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임 등 할 수 있는 것이 무척 많다. 스포츠가 여러 매체, 오락거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해야 한다. 청소년, 어린이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팬이 되게 하느냐는 가장 큰 숙제”라고 고민을 내비쳤다.

한국은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축구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를 모두 유치하며 스포츠 강국으로 위상을 뽐냈다.

한국 스포츠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김 위원은 “올림픽을 치르면서 만난 자원봉사자 중에 국제연맹 등에서 스포츠 행정 일을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IOC 본부, 국제연맹이 있는 스위스 로잔에도 한국 사람들이 여럿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국제 스포츠 행정 인력이 많이 양성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김 위원은 “대회 유치와 메달 뿐 아니라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인재를 많이 양성해 세계 스포츠 발전에 한국이 더욱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의 선출로 한국은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됐다. 이중 유승민 IOC 선수위원의 임기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끝난다. 파리 올림픽 기간에 선수위원 선거에 나서는 ‘골프 여제’ 박인비가 선출돼야 한국은 IOC 위원 3명을 유지할 수 있다.

파리 올림픽 기간 선거에 나서는 후보는 총 32명이고, 이중 4명이 새 IOC 위원으로 뽑힌다.

김 위원은 “박인비는 워낙 훌륭한 선수이고, 그 자리까지 올라가기 위해 피땀을 흘렸을 것이다. 워낙 승부욕과 추진력이 강한 선수라 선거 운동도 열심히, 잘하실 것”이라고 응원했다.

[강릉=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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