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등급제·샐러리캡 도입…KBO의 강공, 선수협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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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9일 0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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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 News1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 News1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의 대응이 주목된다.

KBO는 28일 ‘2019년 KBO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FA 등급제와 샐러리캡 도입,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이 골자다.

KBO 이사회는 현행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1년씩 단축하기로 했다. 또한 FA 등급제를 도입해 A,B,C등급 별 보상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는 현행 3명 등록 2명 출전에서 3명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바꾼다.

KBO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볼 수 있다. 선수협과 논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처음으로 개선안을 공개해 버렸다.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평가와 함께 팬들의 지지를 잃은 선수협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제 공은 선수협으로 넘어갔다. 선수협은 다음달 2일 총회를 개최, 전체 투표를 통해 KBO 이사회 결정의 수용 여부를 가린다. 만약 이번에도 선수협이 KBO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협상은 장기전 가능성이 생긴다.

선수협이 반대하더라도 KBO가 제도 개선 방안을 밀어붙일 수도 있다. 규정 개정에는 선수협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기 때문. 단, 이 경우 선수협과 대립하는 모양새로 역풍의 위험도 있다. KBO와 선수협이 원만하게 합의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샐러리캡 도입은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난 적이 없던 이슈다. KBO와 10개 구단은 ‘FA 몸값 상한제’가 선수협의 반대에 부딪히자 샐러리캡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

KBO는 엄격한 기준의 ‘하드캡’이 아닌, 어느 정도 여지를 두는 ‘소프트캡’을 도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사치세처럼 기준을 넘길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고, 선수단 전체 연봉이 아닌 상위 40인 정도의 연봉 총액을 따지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3년 임기를 마친 뒤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선수협 대의원들이 사무총장 교체를 결정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2012년 사무국장을 맡으며 선수협에 발을 디딘 김선웅 총장은 2016년 사무총장으로 추대되는 등 8년 동안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일한 뒤 선수협을 떠난다.

김선웅 총장은 최근 KBO의 제도 개선안을 수용하려 했으나 선수협 수뇌부와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임기를 마친 뒤 재신임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김선웅 총장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아직 부족한 것들이 많다”며 “FA 등급제에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선수들의 가장 큰 불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협은 선수들의 조직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의사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이제 법조인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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