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불펜 서로 지탱해준 두산 마운드, 우승 원동력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6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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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변신' 이용찬, 1승 1세이브 ERA 0.00
함덕주·이형범 마운드 허리 역할 '톡톡'
두 외국인 선발 투수도 제 몫

한국시리즈에서 쉽게 무너저지 않은 ‘곰 군단’의 마운드는 두산 베어스 우승의 발판이 됐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하며 서로를 지탱했다.

선발 투수가 부진하면 불펜진이 버티며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불펜이 흔들려도 다같이 무너지는 법은 없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선발, 불펜진이 조화를 이루며 영봉승을 이끌어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해 6-1 리드를 안겼지만, 필승조인 윤명준과 이현승, 이형범이 리드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윤명준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채 3실점했고, 이현승과 이형범도 ⅔이닝 무실점, 1이닝 2실점(비자책점)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버텼다. 8회초 마운드를 이어받은 함덕주가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내며 키움의 상승세를 끊었고, 9회초 등판한 이용찬도 2사 1, 2루의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으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넘겼다.

함덕주, 이용찬의 호투 덕에 흐름을 끌어온 두산은 9회말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는 믿었던 우완 영건 이영하가 5⅓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영하의 부진 속에 두산은 7회까지 2-5로 끌려갔다.

이번에는 불펜진이 나섰다. 이현승(⅔이닝), 이형범(1이닝), 함덕주(1이닝), 권혁(⅓이닝), 김승회(⅔이닝)가 나머지 이닝을 줄줄이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마운드가 키움 타선의 기세를 꺾어놓은 덕에 두산은 9회말에만 3점을 몰아치며 또다시 끝내기 승리를 일궜다.

3차전에서 두산은 한층 견고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는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였고, 두산은 4-0 리드를 잡았다.
후랭코프는 7회말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만들고 강판됐지만, 이용찬이 버티고 있었다.

무사 만루까지 몰렸던 이용찬은 박동원의 우익수 뜬공 때 나온 상대의 주루 미스 덕에 무실점으로 벗어났다. 이용찬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해 두산의 리드를 지켜냈다.

난타전이 벌어진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과 1, 2차전에서 호투했던 함덕주가 각각 1이닝 6실점(4자책점), 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해 3-8로 끌려갔으나 불펜진이 활화산 같던 키움의 타선을 막으며 버텨냈다.

2회말 2사 만루의 위기에 등판한 김승회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3회말 2사 1, 3루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최원준이 1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타선은 불펜진의 호투에 화답하듯 5회초에만 5점을 올리며 역전을 일궈냈다. 이후 살얼음판 리드는 이형범과 윤명준이 각각 2이닝,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면서 지켰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두산이 ‘벌떼 마운드’를 앞세운 키움에 투수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두산의 쉽게 무너지지 않은 마운드는 키움에 우위를 점했다.

두산이 키움과 비교해 투수력에서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불펜 때문이다.

올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점에서 키움이 3.41로 1위, 두산이 3.64로 2위였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의 ‘벌떼 마운드’가 워낙 위력적이었다. 무려 14명의 투수를 엔트리에 넣은 장정석 키움 감독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투수들을 투입했다.

반면 두산은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점찍었던 함덕주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었고, 대신 마무리 투수로 뛴 이형범은 가을야구가 이번 한국시리즈가 처음이었다.

이외에는 압도적인 불펜 투수가 없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윤명준과 함께 가장 많은 14홀드를 챙긴 박치국도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시즌 5선발로 뛴 이용찬의 보직을 마무리 투수로 바꿔 불펜을 보강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 수’였다.

이용찬은 1차전에서 6-6으로 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고, 3차전에서는 무려 3이닝 무실점으로 책임져 세이브를 수확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9-8로 앞선 9회말 등판해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동점을 내줬으나 실책으로 점수를 허용해 자책점은 여전히 ‘0’이었다.

함덕주도 4차전에서 흔들리기는 했으나 1, 2차전에서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마운드의 허리 역할을 해냈다.

올해 정규시즌 중 마무리 투수였던 이형범도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었던 1차전에서 1이닝 2실점(비자책점)으로 흔들렸으나 2차전에서 1이닝, 4차전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시 마운드의 허리를 탄탄하게 지켰다.

두 외국인 선수도 제 몫을 해냈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에 시달려 9승 8패 평균자책점 3.61에 그쳤다가 후반기에 상승세를 뽐낸 후랭코프도 한국시리즈에서는 건재함을 자랑하며 두산의 우승에 일조했다.

린드블럼도 기대만큼 긴 이닝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1차전에서의 호투로 키움의 기세를 누르는 역할을 해냈다.

각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서로를 지탱한 투수진은 두산의 3년 만에 통합 우승에 밑거름이 뿌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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