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女선수 38% “性폭력 피해 경험”…가해자 36% ‘지도자 ’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6일 10시 15분


코멘트

문체부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가해자 영구제명 등 후속 대책 추진”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문체부 제공). © 뉴스1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문체부 제공). © 뉴스1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실시한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의 결과가 나왔다. 전체 응답자의 14.2%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코칭스태프에게 회식 장소에서 당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26일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가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함께 5대 프로스포츠(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는 성폭력 예방 정책의 정확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에 처음 시행됐다. 5개 종목, 7개 프로연맹(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야구위원회, 한국농구연맹, 한국여자농구연맹, 한국배구연맹,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소속 선수, 코칭스태프, 직원 전원과 관련 종사자(치어리더, 체육기자) 등 총 8035명이 조사 모집단이었고 그 중 927명이 설문에 응했다.

먼저 입단(종사) 이후 ’피해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14.2%였다. 여성 중에는 37.3%, 남성 중에는 5.8%가 피해 경험을 털어놔 여성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선수로 한정할 경우 15.9%(여성 응답자 중 37.7%, 남성 응답자 중 5.8%)가 피해 경험을 답했다.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문체부 제공). © 뉴스1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문체부 제공). © 뉴스1
유형별로는 ▲언어적·시각적·기타 성희롱 12.7%(여성 33.0%, 남성 5.1%) ▲육체적 성희롱 4.3%(여성 12.9%, 남성 1.0%) ▲온라인 성범죄 1.1%(여성 4.0%, 남성 0%)인 것으로 조사됐다.

육체적 성희롱보다 언어적·시각적 성희롱 비중이 가장 높았다. 3가지 유형의 합산 퍼센티지는 18.1%로, ’피해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14.2%보다 높게 나왔는데 이는 유형별 복수 응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근 1년간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 중 4.3%(여성 응답자 중 11.9%, 남성 응답자 중 1.5%), 선수의 경우에는 4.9%(여성 응답자 중 11.3%, 남성 응답자 중 1.7%)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이후 신고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내부 또는 외부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4.4%에 불과했다. ’내·외부 기관에 신고는 하지 않았으나, 주변 동료 및 지도자에게 알렸다‘는 응답은 29.4%였고 ’내·외부 기관에 신고도 하지 않고 주변 동료 및 지도자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는 응답이 69.5%였다.

성폭력 가해자를 묻는 질문에서 선수의 경우 코칭스태프가 가장 많았고(35.9%), 그 다음은 선배 선수(34.4%)였다. 가해 장소는 회식자리(50.2%), 훈련장(46.1%) 순서로 높았다.

성폭력 고충처리제도를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소속 단체 내 성폭력 고충처리기구(상담창구 등)가 있다‘고 답한 사람은 19.0%,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처리 규정이나 지침이 마련되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8.8%였다. 또한 최근 1년간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은 응답자 중 63.1%였으며, 교육이 ’성폭력 예방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93.0%였다.

문체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프로연맹과 협의해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1. 25. 문체부·교육부·여가부 합동)‘ 수준의 후속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스포츠혁신위원회의 대책이 발표되면 이를 적극 반영해 후속 대책을 보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프로연맹의 상벌 규정을 개정, 성폭력(강간, 유사강간, 이에 준하는 성폭력, 중대한 성추행) 가해자의 영구제명을 추진한다. 또한 성폭력 은폐를 시도한 구단·지도자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을 권고한다.

또한 각 프로연맹의 신고센터와는 별도로 ’프로스포츠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가칭)‘를 신설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해 신고 접수부터 민형사 소송까지 성폭력 피해자 상담, 심리치료, 법률 지원 등을 수행한다. 센터 신설에 관한 사항은 향후 스포츠혁신위원회의 대책이 발표되면 이에 준해 구체화할 예정이다.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 코칭스태프 등이 의무적으로 수강하는 윤리교육 내 ’성인지 교육‘을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도 문체부의 계획 중 하나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후속 대책을 통해 프로스포츠 성폭력을 근절하는 데 힘쓰고, 나아가 성폭력 근절을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도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를 격년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