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 선택한 배경과 당면 과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일 05시 30분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가 고향팀 한화 감독이 됐다. 구단 사정에 정통한 프랜차이즈 출신 인사를 원했던 한화의 생각과 딱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 신임 감독은 “잠재력을 지닌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가 고향팀 한화 감독이 됐다. 구단 사정에 정통한 프랜차이즈 출신 인사를 원했던 한화의 생각과 딱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 신임 감독은 “잠재력을 지닌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화가 한용덕(52) 신임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31일 “한 감독과 3년 총액 12억원(계약금·연봉 각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 ‘뉴 챌린지’ 성공 위한 최고의 선택

한 감독은 한화 구단이 가장 원했던 인사다. 1987년(당시 빙그레)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해 2004년까지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은 ‘원클럽맨’으로 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다. 2006년 한화 투수코치를 맡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2년에는 한대화 전 감독이 퇴진한 뒤 감독대행을 맡아 14승1무13패(승률 0.519)의 성적을 거뒀다. 2013년 메이저리그(ML)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코치 연수를 받은 뒤 2014년 한화의 단장 특별보좌역을 맡았고, 2015년에는 두산 수석 겸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겨 3년간 두 차례 한국시리즈(KS) 우승에 일조했다. 현역 은퇴 후 현장과 프런트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시야를 넓힌 점도 감독직에 오르는 데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한화 구단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을 선임해 선수단의 체질개선은 물론 구단의 비전인 ‘뉴 챌린지’를 실현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화 구단에서 코치 생활을 하며 선수들과 교감하고 원활한 소통을 해온 만큼 하루빨리 선수단과 구단의 현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감독대행 시절 한용덕.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감독대행 시절 한용덕.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한용덕 감독 “기다려주신 덕분에…”

뒷얘기도 있다. 한화는 포스트시즌(PS) 기간 내내 한 감독 내정설에 침묵해야 했다. 한 인터넷 매체가 KS를 앞두고 실명을 언급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었다. 한화 구단 고위관계자는 “(한 감독이) 코치로 일하고 있는 두산이 KS를 치르고 있어 쉽게 발표하기 어렵기도 했고, 올 시즌 우승팀을 가리는 KS 기간에 야구판을 혼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한 뒤에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두산 구단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 감독은 이날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PS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신 덕분에 무사히 사인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한화 장종훈 코치-송진우 코치-강인권 코치-전형도 코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한화 장종훈 코치-송진우 코치-강인권 코치-전형도 코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 산적한 과제, 어떻게 풀어갈까

한화는 이날 한 감독을 보좌할 장종훈(수석), 송진우(투수), 강인권(배터리), 전형도(작전) 코치의 영입을 발표했다. 주요 파트 코치들을 영입해 코칭스태프 조각을 서서히 맞춰가고 있지만, 여전히 산적한 과제가 많다. 최우선 과제는 투수 관리다. 투수 일부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검진결과를 받아든 점도 걱정거리다. 한 구단관계자는 “투수들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정근우와 이용규의 잔류 여부도 2018시즌 전력 구축에 영향을 미친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기둥이 필요한데, 이들 두 명은 근성 등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무형의 가치’까지 지녔다. 제로베이스에서 젊은 선수들 위주로 새판을 짠다고 해도 이들이 베테랑과 조화를 이뤄야 결과물이 나온다. 한 감독은 “팀의 육성 강화 기조에 맞춰 잠재력을 지닌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