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 등 스타들 빠진 U-20…대회수준 높이기 숙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3일 05시 45분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의 결승전 장면. 스포츠동아DB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의 결승전 장면. 스포츠동아DB
■ U-20 월드컵 결산 <하>

국가적 지원 없는 대회…큰 적자 면해
한국 축구, 국제행정력 업그레이드도


지구촌 축구 청춘들이 뜨거운 열정을 토해낸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잉글랜드의 우승으로 11일 막을 내렸다. 전 세계 24개국이 출전해 치열하게 경합한 23일간의 이번 축제는 한국이 단독으로 개최한 국제축구대회 중 가장 규모가 컸다. 2년마다 열리는 U-20 월드컵은 1977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로 출발한 뒤 2007년 캐나다대회부터 지금의 명칭으로 이어져왔다. 성인월드컵 다음으로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만큼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매 경기가 흥미진진했다. 올해 U-20 월드컵을 2차례에 걸쳐 결산해본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아시아의 성장과 한계
<하>FIFA 대회가 남긴 빛과 그림자

이번 U-20 월드컵은 국가적 지원 없이 개최된 국제스포츠이벤트였다. 대회 유치 신청 단계부터 정부 지원은 배제됐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공교롭게 대회 준비 막바지에는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어수선해지면서 기업들의 후원을 이끌어내기도 어려워졌다. 현물을 포함해 240억원까지 책정했던 운영예산은 점차 줄어 대회 직전에는 현금 160억원, 현물 4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그렇다고 흑자 결산에만 얽매이진 않았다. 성인월드컵 다음으로 규모가 크긴 하지만, 연령별 대회라 흥행에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2017피파20세월드컵조직위원회는 적자폭 최소화에 초점을 맞췄다. 다행히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큰 적자는 면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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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 판매에서 나름 선전했다. 조직위는 ‘공짜 표 없는 대회’를 목표로 삼았다. 우리 대표팀이 역시 ‘흥행의 보증수표’다운 역할을 했다. 5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니와의 개막전에는 3만7500명, 23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는 2만7000여명이 입장했다. 26일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수원월드컵경기장)에도 3만5200여명, 30일 포르투갈과의 16강전(천안종합운동장)에도 2만1300여명의 홈팬들이 모였다. 한국이 계속 승승장구했더라면 누적 관중은 더욱 늘어날 수 있었다.

다만 다른 나라들에 대한 관심도는 썩 높지 않았다. 1000∼2000명대 관중을 찍은 경기도 일부 있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경기당 8000명을 넘어 1차 목표는 달성했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15년이 흐르면서 노후화된 인프라 재정비가 이뤄진 것도 고무적이다. 기존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하되, 약간의 개보수만으로 대회를 치렀다. 2007년 U-17 월드컵 개최 이후 이렇다할 경험을 쌓지 못했던 한국축구의 국제행정력 제고에도 도움이 됐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일부 시스템의 개편을 시도했다. 비디오판독(VAR) 도입과 승부차기 방식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을 겨냥해 짜여진 비디오판독을 통해 오심이 크게 줄었다. 눈으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잘못을 포착하는 ‘매의 눈’에 각국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지만, 이를 통해 선수들의 땀과 노력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숙제도 남았다. 과거보다 다소 떨어진 대회의 수준이다. FIFA는 성인월드컵을 정점으로 연령별 대회를 세분화한 뒤 그에 걸맞은 운영을 유도하고 있다. ‘완성’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춰 연령별 월드컵을 개최하게 하고 있다. 최근 유럽무대에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공격수인 킬리안 음바페(19·AS모나코)처럼 U-20 레벨에서 현재 세계 최고인 일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U-20 월드컵이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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