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삼성, ‘10승 투수·3할 타자’ 매력적이긴 한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18일 05시 45분


삼성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발 대형 트레이드 타구단들 손익계산
‘올시즌 성적이냐, 유망주 유출이냐’ 고심


삼성은 1982년 원년부터 구단 이름과 상징, 연고지, 모기업이 그대로 유지된 2개 구단 중 하나다. 오래된 전통만큼이나 한국프로야구 트레이드 역사에서도 굵직굵직한 기록들을 남겼다.

삼성의 과거 트레이드를 살펴보면, KBO리그 제1호 트레이드였던 1982년 서정환(해태로 이적)처럼 아쉬움이 남는 결정도 있었지만 구단의 역사를 바꾼 성공작도 다수 있었다. 1999년 OB에서 영입한 포수 진갑용이 대표적이다. 또 팀과 마찰을 빚은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거나, 막대한 돈을 투자해 모은 선수들을 선수단 쇄신 차원에서 처분하면서 트레이드를 활용하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우승을 위해 막대한 돈을 풀어 임창용, 김기태, 김현욱, 김상진 등을 영입했다. 전력보강에는 성공했지만, 치밀한 전략이 가미된 ‘선수간 거래’는 아니었다. 특히 투수 보강만 치중해 프랜차이즈 스타 양준혁을 떠나보내는 악수를 두기도 했다.

최근 삼성은 만약 성공한다면 KBO리그 역사에 남을 초대형 트레이드를 추진하면서 실제로 복수의 팀에 거래를 제안했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삼성이 꺼낸 카드는 10승 이상이 가능한 베테랑 투수와 3할 타자다. 놓치기 아까운 매력적인 카드지만, (삼성이) 원하는 선수는 대부분 트레이드 불가 핵심 유망주다. 프런트와 현장의 의견이 일치하는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검증된 선발투수와 타자, 그리고 추가로 수준급 외야 자원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당장 성적이 급한 팀들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시범경기에 돌입한 이후 전력에 구멍이 드러나는 팀이 나오면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도 있다. 지난해 5월 롯데는 투수 보강이 절실해지자, ‘15승 투수를 줘도 바꾸지 않겠다’던 포수 장성우를 kt 신인투수 박세웅과 바꿨다. 그 과정에서 외야수 하준호 등 양 팀의 핵심전력이 계속 더해지며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로 발전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삼성 라이온즈 단체.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에서의 삼성 라이온즈 단체.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올해도 상위권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팀들과의 거래는 성사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해 이적시장에 나온 카드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기에 많은 수면 아래에선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2월 중순은 10개 팀 모두가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시범경기 기간 또는 정규시즌 개막을 전후로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신인 최충연, 이케빈의 성장속도에 따라선 트레이드 카드가 언제든 바뀔 수도 있다.

정상급 선발투수까지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보도(스포츠동아 2월 16일자 1면)된 뒤 삼성 안현호 단장은 여러 매체를 통해 “젊은 투수가 필요하다”며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삼성발 초대형 트레이드’가 수면 위로 부상할 조짐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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