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악몽’ 프로축구계도 긴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28일 05시 45분


2011년 50여명 승부조작 충격적 경험
‘전 감독 사태’에 연맹·각구단 상황 체크

남자프로농구 KGC 전창진 감독이 억대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여타 프로스포츠계에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특히 이미 호된 서리를 맞은 바 있는 프로축구계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4년 전 이 무렵이었다. 2011시즌은 K리그에 ‘최악의 시기’였다. 단순한 ‘위기’ 수준을 넘어 ‘리그 해체’까지 거론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승부조작의 광풍에 휘말려 50여명의 전·현직 선수들이 검찰에 기소돼 처벌 받았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등록·공시된 K리거가 648명이었으니 거의 10% 가까운 규모였다. 법적 처벌 이후에도 이들 대부분은 ‘선수자격 영구 박탈’이란 추가 징계를 받았다. 이후 다양한 형태로 그라운드 복귀를 위한 움직임이 시도되고 있지만, 한 번 차가워진 여론은 이들을 결코 반기지 않고 있다.

현재 K리그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정방지 서약서 제출(1회) 및 교육(연 4회) ▲부정방지 홍보활동(전광판 및 포스터) ▲암행감찰관 제도(프로스포츠협회 운영) ▲구단 사·단장 1대1 면담(연 4회) ▲클린센터 핫라인 운영(프로연맹 주관) ▲신고 포상 및 자진신고 제도 ▲이상징후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 “검찰(또는 경찰)에 승부조작 브로커 ○씨가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축구인들의 가슴은 뛴다. 체포된 브로커가 행여 축구 불법도박이나 승부조작과 연계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전창진 감독 사태’가 불거진 직후에도 프로연맹 및 각 구단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이곳저곳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솔직히 무섭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심정이다. 불법 스포츠 베팅과 승부조작은 차이가 있지만 연계점도 많다. 꾸준히 상황을 체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현재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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