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경기장 가는 길이 불편하면 팬들은 멀어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4일 05시 45분


獨 클럽, 관중유치 위해 교통 편의 개선
대중교통 어려운 지역은 셔틀버스 운행

유럽축구는 선망의 대상이다. 한국여행객들이 독일을 비롯한 유럽여행일정을 짤 때 유명 축구클럽이 있는 도시를 포함시키거나 한국선수의 경기 관전을 집어넣는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 독일 경기장을 찾아온 한국인들이 자주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팬들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축구장을 찾기 때문에 구단도 관중 유치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이런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독일 분데스리가가 다른 리그에 비해 평균 관중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빅매치가 아닌 이상 항상 매진이 되진 않는다. 하부리그로 내려가면 큰 경기장을 사용하는 팀의 홈경기는 빈 자리 때문에 휑한 느낌이 들 정도다. 독일 최대의 도시인 수도 베를린(인구 350만명)을 연고로 하는 헤르타 베를린조차도 지난 시즌 평균 관중이 경기장 수용인원의 69.9%에 머물렀다. 즉, 경기장의 3할은 빈자리였다.

그러다보니 분데스리가 구단들도 K리그와 마찬가지로 팬들이 홈경기에 많이 찾아오게끔 노력하고 있다. 하부리그 팀들은 K리그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거리 곳곳에 붙이는 등 단기성 홍보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관중 유치를 위해 장기적 정책 마련과 추진에도 힘을 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팬들을 위한 교통편의 제공이다. 팬들의 열기가 아무리 높아도 경기장을 찾을 교통이 불편하면 관중 유입이 어려운 것은 한국이나 유럽이나 마찬가지다.

손흥민의 소속팀 레버쿠젠처럼 경기장이 도심의 역에서 걸어가도 될 만큼 가까운 클럽은 많지 않다. 도르트문트, 쾰른, 베를린 등 대도시에 있는 클럽은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 경기 당일에는 지자체와 연계해 경기장까지 운행하는 지하철이나 트램의 배차간격을 조절해가며 팬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노력한다.

대중교통으로 경기장 방문이 어려운 구단들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실제 인구가 적은 지역에 경기장이 위치한 김진수의 소속팀 호펜하임은 교통이 유난히 불편한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진스하임 중앙역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근 대도시 하이델베르크에서 오는 팬들은 기차와 셔틀버스를 타고 1시간을 가야 하고, 자가용을 몰고 온 팬들은 장시간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해 호펜하임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셔틀버스 외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박주호, 구자철의 소속팀 마인츠는 홈경기 당일 중앙역에서 경기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재 경기장 바로 앞까지 운행되는 트램을 건설하고 있어 다음 시즌부터는 팬들이 훨씬 더 편하게 경기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지금과 같은 분데스리가의 흥행 성공은 단순히 팬 서비스에만 치중했기 때문은 아니다. 이번에 사례로 소개한 교통편의 말고도 여러 분야에 걸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관중 유치와 흥행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레버쿠젠(독일)|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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