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 생활체육 특강] 발 끝부터 뇌운동까지…실버엔 탁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9일 05시 45분


탁구는 노년층에게 가장 적합한 스포츠활동 중 하나다. 근지구력과 심폐지구력 향상은 물론 뇌신경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탁구는 노인성 치매와 같은 신경질환 개선 효과도 있다. 스포츠동아DB
탁구는 노년층에게 가장 적합한 스포츠활동 중 하나다. 근지구력과 심폐지구력 향상은 물론 뇌신경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탁구는 노인성 치매와 같은 신경질환 개선 효과도 있다. 스포츠동아DB
1. 탁구

운동은 육체적·정신적 활력의 원천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제 ‘보는’ 스포츠뿐 아니라 ‘하는’ 스포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생활체육 동호인은 1000만명을 헤아린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과 스포츠동아는 생활체육 특강을 공동으로 기획해 21회에 걸쳐 연재한다. KISS의 역학·생리학·심리학 전문가들이 생활체육 각 종목의 운동 효과 및 부상 방지법 등을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1회는 특히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인 탁구다<편집자 주>.

근지구력 등 향상시키는 전신종합운동
눈과 손 협응능력 등 최고의 두뇌스포츠
미국선 치매질환 노인들 대상 탁구치료
국내도 ‘가족탁구대회’ 등 실버탁구 붐


탁구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1960∼1980년대 경제개발과 함께 발전해왔다. 비싸지 않은 용품과 큰 공간이 필요 없는 경기시설, 그리고 신체에 무리 없이 쉽게 배우고 경기할 수 있는 종목이기에 가장 서민적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동네마다 탁구장이 있었고, 기업이나 군대 그리고 연수관 등의 단체생활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탁구대가 설치돼 국민에게는 참으로 친숙한 스포츠다. 현재 중국이라는 거대 ‘탁구국가’를 상대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과거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유남규, 현정화와 같은 대표선수들의 승전보는 국민을 탁구장으로 모으는 하나의 요인이기도 했다.

탁구의 전성기를 몸으로 기억하는 세대는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것이다. 우연찮게도 노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스포츠 활동 중 하나가 바로 탁구다. 전신 종합운동으로 반복적인 스윙 동작을 통한 근지구력, 그리고 긴 랠리와 경기시간이 가져오는 심폐지구력의 향상은 유산소 및 무산소 운동능력 강화뿐 아니라 뇌신경 건강(brain fitness) 유지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뉴욕대학 신경심리학 교수인 웬디 스즈키(Wendy Suzuki) 박사는 탁구는 뇌의 여러 영역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이 속도감 있는 공을 정확히 타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의 위치를 추적하는 능력(eye-tracking)과 주의집중해서 공의 위치를 예측하고 판단하는 능력과 같은 인지적 전략 능력(cognitive strategy), 그리고 눈과 손의 협응능력(eye-hand coordination) 등이 노인들의 전두엽 피질, 일차운동피질과 소뇌의 기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유명 임상신경심리학자인 대니얼 에이멘(Daniel Amen) 박사는 그의 저서 ‘Change your brain, change your body’와 ‘Making a good brain great’를 통해 탁구를 최고의 ‘Best Brain Sport’라 칭하며 탁구 동작이 대뇌의 어떤 부위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노인성 치매와 같은 신경질환 개선 효과를 주장한다. 실제 최근 미국의 스포츠예술교육재단(Sport and Art Educational Foundation)에선 알츠하이머병과 다양한 형태의 치매 질환을 지닌 노인들을 대상으로 탁구치료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영국에선 ‘Ping Pong Care Campaign’이라는 노인건강증진 정책이 진행 중이다. 이 정책은 탁구를 통한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뿐 아니라 노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의 해결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탁구용품과 교육용 DVD 등이 신청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캠페인이 실제 2012년 상영된 하나의 다큐멘터리 영화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Ping Pong-Never Too Old For Gold’(그림)는 80세 이상의 노인 8명이 중국에서 개최된 80세 이상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훈련하고 경기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늦은 나이지만 탁구 챔피언이 되기 위한 진정성과 노년기의 휴머니즘을 담아낸 이 영화는 이후 영화 페스티벌과 매스컴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탁구만을 위한 정책은 아니지만 국민생활체육회의 노인시설운동용품지원사업을 통해 탁구대 등의 용품을 노인시설에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버탁구’의 붐이 시작되고 있다. 시도생활체육회에 실버탁구교실이 개설되고 있으며 2014년 11월 충남 청양군에선 국민생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가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주 대상으로 ‘국민생활체육 어르신과 함께 하는 가족탁구대회’를 개최해 노인탁구동호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노인들을 위한 용품의 변화도 생기고 있다. 노인들이 탁구를 좀더 즐겁게 칠 수 있도록 국제공인구(직경 40mm)보다 조금 큰 라지볼(44mm)과 엑스트라 라지볼(55mm)이 생산되고 있다. 좀더 큰 볼은 공의 스피드와 회전량이 줄어들어 더 쉽게, 더 많은 랠리를 할 수 있기에, 더 많은 운동량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황승현 박사

[스포츠동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