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치다… 눈 흘기다… 골프 이중잣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해외서 국위선양땐 뜨거운 성원 “비싼 귀족 스포츠” 따가운 시선
청소년-어르신 요금할인 등 검토… 건전한 대중스포츠 인식 심어야

‘탱크’ 최경주(SK텔레콤)는 한국 골프의 양면성에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한국 골퍼들이 해외에서 태극기 달고 뛰며 국위 선양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어떤 때는 죄인 취급도 받는다.”

최경주를 비롯해 박세리, 박인비 등은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한국 골프는 아시아 경기를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민적인 성원을 받는 골프이지만 180도 뒤바뀐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한다. 골프장이 로비의 온상으로 비치거나 여전히 일부 계층만이 향유하는 귀족 스포츠로 여겨지기도 한다. 정부의 골프 활성화 방안 추진과 발맞춰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골프를 향한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골프장 내장객은 2013년 3100만 명 이상(군경 골프장 33곳 이용자 제외)으로 집계됐다.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골프를 사치스러운 운동으로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1992년 72%에서 2013년 48%로 낮아졌다. 이미 골프 대중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게다가 한국은 10월 아시아 최초로 프레지던츠컵을 유치한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골프 대중화를 가속화할 만한 중요한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 문경안 회장은 “놀이동산이나 동물원 등은 청소년 할인요금을 적용하는데 유독 골프장에만 없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주니어들이 부담 없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 사장은 “골프를 평생 스포츠로 권장하면 건강 관련 비용을 낮출 수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특별 요금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골프와 관련한 과도한 개별소비세를 전면적으로 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지만 청소년이나 노년층만이라도 세율을 차등 적용하거나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최문휴 한국골프문화포럼 회장은 “골프가 국민 여가문화를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과다한 비용뿐 아니라 에티켓 존중과 룰 준수 등 골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이중잣대#대중스포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