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에이스가 사라진 이유, 양상문 “다양한 변화구 되레 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8월 13일 06시 40분


LG 양상문 감독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투수 이론가다. 양 감독은 최근 한국프로야구에 대형 신인투수가 잘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아마추어에서 다양한 변화구를 많이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신인투수는 다양한 변화구보다 위력적인 변화구 하나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투수 이론가다. 양 감독은 최근 한국프로야구에 대형 신인투수가 잘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아마추어에서 다양한 변화구를 많이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신인투수는 다양한 변화구보다 위력적인 변화구 하나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포츠동아DB
“고만고만한 공 프로선 안 통해” 주무기 집중 강조

‘큰 키에 140km 중후반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던지는 유망주.’

최근 각 구단이 신인 투수와 계약을 공식 발표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짧은 소개 글이다. ‘프로 수준의 슬라이더’나 ‘폭포수처럼 낙차 큰 커브’ 등의 표현은 쉽게 만날 수 없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 아는 투수는 많지만, 곧장 리그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주특기를 가진 투수는 쉽게 만날 수 없다.

투수 이론가 중 한 명인 LG 양상문 감독은 “최근 대형투수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추어에서 다양한 변화구를 많이 가르치지 특정 주무기에 집중하지 않는 추세”라며 “프로에서는 고만고만한 공은 통하지 않는다. 직구와 변화구 하나, 투피치라고 해도 위력이 있다면 더 경쟁력이 있다. 다른 변화구 하나는 보여주기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진우(KIA)의 커브, 윤석민(볼티모어)의 슬라이더, 류현진(LA 다저스)의 서클체인지업, 김광현(SK)의 슬라이더 등은 모두 프로데뷔 때부터 프로 정상급 변화구로 평가받았다. 윤석민은 점점 더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 아는 투수로 발전했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팔색조로 진화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모든 구종을 갖춘 투수는 아니었다.

양 감독은 “변화구는 각각 그립과 투구 메커니즘이 다르다. 그리고 한 명이 모든 변화구를 던질 때 그 특성이 몸 안에서 충돌할 때가 많다. 프로에서 성공한 투수 중에서도 새로운 변화구를 연습하다 구위가 평균 이하로 급격히 추락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변화구가 더 필요하다면 프로 적응 후, 베테랑이 돼서 변화를 하려고 할 때 훈련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형투수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야구계가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다. 고등학교 대회에서 나무 배트를 사용하면서, 홈런의 공포가 있었던 알루미늄 배트 시절에 비해 투수들의 정교한 제구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투수들이 너무 이른 나이에 다양한 변화구를 배워 직구의 힘이 감소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주무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아마추어 지도자들이 분명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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