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러시앤캐시 승점목표 두 배 넘게 달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8일 07시 00분


■ 숫자로 본 2013∼2014 V리그 정규리그

삼성화재·기업은행 우승 비결은 프런트의 신뢰
현대건설 양효진 ‘세트평균 블로킹 1개’ 달성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 리더십 꼴찌 탈출 견인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가 16일로 정규리그 일정을 마무리했다. 남자 7개 팀, 여자 6개 팀이 각각 5,6라운드로 팀당 30경기를 벌이는 대장정은 어느 시즌보다도 팽팽했다. 정규리그를 숫자로 결산해본다.

● 15→34

남자부 신생팀 러시앤캐시가 내부적으로 정했던 승점목표(15)와 시즌 달성승점(34)이다. 2013년 4월26일 이사회에서 신생팀 창단승인이 났다. 5월6일 창단식을 마친 뒤 8월26일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했으나 대학 측에서 선수를 보내주지 않았다. 10월 전국체전이 끝난 뒤에야 간신히 모든 선수를 모았다. 2013∼2014시즌 개막 보름을 앞두고서였다.경기대 출신 3총사를 주축으로 한 가운데 다른 팀 선수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적어 선수들끼리도 서먹서먹했다. 초반 8연패를 하며 시즌 도중에 번지점프까지 했다. 대한항공과 2라운드 첫 경기 3세트에 54-56라는 진기록을 세우더니 마침내 12월5일 LIG손해보험을 잡고 바람을 탔다. 이후 기존 팀들을 긴장시키며 11승(19패)을 달성했다. 초보감독 김세진의 어머니 리더십, 석진욱 코치의 강한 조련, 루키 세터 이민규의 나무랄 데 없는 토스가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 16→15

지난 시즌 드림식스 유니폼을 입고 뛰다 ‘한새’로 이름을 바꾼 우리카드의 지난해와 올해 승수다. 네이밍스폰서를 했던 러시앤캐시와의 인수전에서 이겼지만 우리금융지주 수뇌진이 바뀌면서 인수 포기의사를 밝혔다. 한때 V리그의 시름거리였다. 간신히 우리카드가 배구단을 맡았으나 여러 가지 준비가 부족했다. 시즌 개막 사흘 전에야 팀 유니폼 시안이 결정될 정도였다. 외국인 선수, 훈련장과 숙소 결정, 팀 이름까지도 모두 신생팀 러시앤캐시보다 늦었다. 선수들을 위한 지원도 아쉬웠다. 숙소에 방이 모자라 어떤 선수는 치료실에서 잠을 잤다. 배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프런트의 한계는 좋은 선수를 가지고서도 준PO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지난 시즌보다 딱 1승이 적었지만 그것이 봄 배구의 갈림길이었다.

● 24,25→23,24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와 IBK기업은행이 거둔 승수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보다 딱 1승씩 적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변화가 많은 두 팀이었다. 삼성화재는 기둥 여오현과 석진욱이 나갔다. 기업은행은 알레시아와 윤혜숙이 떠났다. 전력의 변화가 있었으나 버티는 노하우가 있었다. 삼성화재는 레오라는 버팀목이, 기업은행은 박정아 김희진이라는 기둥이 있었다. 성실하고 헌신적인 토스를 하는 세터(유광우, 이효희)가 있다는 공통점도, 새로운 윙리시버(고준용, 채선아)를 발굴한 것도 같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구단 모두 프런트가 현장의 감독에게 전권을 준 것이다. 감독의 어떤 결정도 존중하고 따랐다. 선수들의 결집력은 거기에서 나왔다. 선수들의 땀과 더불어 프런트와 선수단의 믿음은 우승팀과 우승 못하는 팀을 나누는 중요한 요소다.

● 0.980→1.044

여자배구의 간판 양효진(현대건설)의 세트평균 블로킹 성공 숫자다. 지난 시즌 102세트에 출전해 딱 100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던 양효진은 이번 시즌 마침내 세트평균 1개를 달성했다. 113세트에 출전해 118개의 블로킹을 잡았다. 남자부의 방신봉(한국전력)이 2006∼2007시즌 107세트에서 117블로킹(세트평균 1.093개)으로 꿈의 수치를 달성한 데 이어 여자부 최초로 세트평균 1개의 벽을 넘어섰다. 12일 GS칼텍스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4세트동안 8개의 블로킹을 쓸어 담은 것이 결정타였다. 개인 1경기 최고기록은 5세트 경기에서 따낸 9개다. 3시즌 연속 세 자릿수 블로킹(개인통산 4번째)을 달성한 양효진은 5시즌 연속블로킹부문 정상에 올랐고, 공격상 포함 기록상 2관왕에 올랐다.<표 참조>

● 5→14

지난 시즌 20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던 여자부 KGC인삼공사의 승수 변화다. 지난 시즌 고작 5승을 하며 무려 25패를 당했던 팀이 14승16패의 성적으로 PO티켓을 따냈다. 놀라운 반전에는 패배의식에 젖은 선수들의 상처 난 마음을 달래가며 팀을 이끈 이성희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조직적인 수비훈련과 과감한 트레이드를 통한 센터 높이보강, 한국배구 특성에 맞는 외국인 선수 조이스의 영입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2011∼2012시즌 우승 뒤 베테랑들을 모두 내보내며 팀 리빌딩을 시작한 지 두 시즌동안 인삼공사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리빌딩은 이처럼 프런트와 선수단의 인내와 투자, 현장 지도자의 올바른 판단이 어우러져야 성공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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