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슈퍼갑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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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4일 07시 00분


임대료도 모자라 광고수입까지 가져갔다. 잠실구장 광고권을 빼앗아간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횡포가 프로야구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지원이 없다면, 잠실구장에 만원관중이 들어차더라도 LG와 두산의 만성적자 탈출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스포츠동아DB
임대료도 모자라 광고수입까지 가져갔다. 잠실구장 광고권을 빼앗아간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횡포가 프로야구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지원이 없다면, 잠실구장에 만원관중이 들어차더라도 LG와 두산의 만성적자 탈출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스포츠동아DB
■ 잠실구장 그라운드·덕아웃 광고사용권 회수 ‘구단 목죄기’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경기장 사용권 이속 챙기기
구단 자체 개발 광고권도 빼앗아…수익 창출 발목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1월 잠실종합운동장 야구장 내 ‘상업광고사용권’ 입찰을 실시했다. 연간 103억5000만원의 조건을 써낸 ㈜스타애드컴이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3년간 야구장 내 상업광고사용권을 따냈다. 그러면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경기장 내 그라운드와 덕아웃에 대한 광고사용권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크게 문제될 소지가 없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갑의 횡포’가 존재한다.

두산과 LG는 지난해 그라운드 광고를 실시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지난해까지 ‘상업광고사용권’ 위탁계약에 있어 그라운드 광고사용권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에 구단들이 나서서 그라운드 광고를 직접 추진했다. 자동차업체 한 곳, 프로야구 공식 후원사 한 곳과 1년간 계약했다. 두 구단은 그라운드 광고를 통해 얻은 수익을 공동 배분했다.

그러자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그라운드 광고권을 회수하겠다고 나섰다. 구단들이 개발해낸 그라운드 광고지만, 야구장 내 상업광고이기 때문에 그 권리를 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그라운드 광고권을 포함시켜 ‘상업광고사용권’ 입찰을 실시하려 했다. 그러나 LG와 두산, 두 구단이 반발하자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아예 그라운드와 덕아웃 광고를 실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입찰을 시행했다. 현행대로라면 두산과 LG는 앞으로 3년간 그라운드와 덕아웃 광고를 할 수 없다.

구단들은 부당한 처사지만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결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경기장 사용 계약을 체육시설관리사업소와 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업광고권으로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구단이 경기장 사용계약에 있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스스로 개발한 그라운드 광고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두산과 LG는 차후 상업광고사용권을 확보한 광고대행사와 협의를 통해 그라운드와 덕아웃 광고를 추진해볼 계획이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다. 광고대행사가 체육시설관리사업소와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경기장 사용료와 상업광고권 계약을 통해 얻은 수익을 경기장 개보수 등에 활용한다. 최근 경기장 개보수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잠실구장 시설이 한층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고 구단이 자체 개발한 광고 권리를 회수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구단들은 경기장 광고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프로야구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최근 창조경제와 관련해 스포츠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는데 야구뿐 아니라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만년적자 해소는 아니더라도 좀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정부와 각 시도가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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