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이진호, 친정 대구전 뛸 수 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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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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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스포츠동아DB
이진호. 스포츠동아DB
임대신분인 제주 유나이티드 이진호(29)가 친정팀 대구FC를 상대로 시즌 첫 골에 도전한다.

제주는 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와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3라운드를 치른다. 제주는 승리가 절실하다.

제주는 16일 현재 8승8무6패(승점 32)로 상위스플릿(1~7위) 진출의 마지노선인 7위에 자리해 있다. 상·하위 리그 구분까지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8위 부산(승점 31), 9위 성남(승점 30)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대구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조짐은 좋다. 제주는 그 동안 안방에서 대구를 상대로 강했다. 최근 대구전 3연승을 비롯해 대구전 홈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다.

제주 공격의 선봉에 이진호가 선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이 눈에 띈다. 이진호는 현재 임대신분이다. 제주와 대구는 올 여름 최원권과 이진호를 6개월 단기임대로 맞바꿨다. 제주는 파괴력 있는 공격수가 필요했고, 대구는 오른쪽 측면 수비에 공백이 있어 양 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임대의 경우 친정 팀과의 경기는 출전하지 않는 게 관례다. 제주와 대구도 임대 계약 당시 이 조항을 넣었다.

그러나 제주 박경훈, 대구 백종철 감독의 통 큰 결단으로 이진호는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제주 관계자는 “두 감독님이 전화통화를 하며 이진호와 최원권 모두 뛰게 하자고 합의하셨다. 100% 전력으로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자는 생각이 일치하셨다”고 전했다.

사실 어느 팀에 유리할지 주판알을 튕기고 계산하다보면 이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두 감독의 우정이 합의를 이끌어 냈다.

박경훈, 백종철 감독은 대구 청구고 동기다. 고교시절 청구고의 전국대회 5관왕을 함께 이끌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한솥밥을 먹으며 30년 이상 진한 우정을 이어왔다. 백 감독은 올 시즌 중반 당성증 전 감독이 갑자기 사퇴해 대구 사령탑을 이어받았는데 공교롭게 박 감독이 이끄는 제주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두 팀은 1-1로 비겼다.

10일 강원FC 원정에서 2도움을 올린 이진호는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진호는 올 시즌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성적표다. 친정 팀을 상대로 무득점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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