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예방? “네 능력을 의심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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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5일 07시 00분


추신수. 동아닷컴DB
추신수. 동아닷컴DB
■ 스포츠동아·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공동기획 ‘과학으로 본 야구’

슬럼프의 모든 것


“좋은 팀의 좋은 선수와 나쁜 팀의 나쁜 선수를 가르는 차이는, 얼마나 빨리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느냐다. 많이 걱정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최근 슬럼프 속에 마음고생을 겪고 있는 추신수(31·신시내티)의 말이다.

추신수도 피해갈 수 없었던 슬럼프. 아마도 야구선수에게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 중 하나일 것이다. 야구선수들은 슬럼프에 대한 분명한 원인을 찾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원인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야구선수들은 슬럼프를 경험한다. 또 슬럼프로 인해 심리적 또는 신체적 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리적 증상으로는 무기력감, 공허감, 의욕상실, 우울증, 대인기피증, 강박신경증 등이 대표적이고 신체적 증상으로는 만성피로, 근육통 등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경험하고 있는 슬럼프의 정체와 원인 및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1. What…슬럼프?

투수든 타자든 누구나 겪는 일시적 부진
때 되면 지나가지만 조급함에 역효과도

슬럼프의 사전적 정의는 ‘팀이나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정기간의 부진 혹은 실패’다. 즉, 운동선수가 경험하는 경기력의 정체기라 할 수 있다. 슬럼프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모든 선수가 슬럼프에 빠진다’는 것이다. 슬럼프는 경쟁적 스포츠에서 피할 수 없는 일부분이다. 투수든, 타자든, 어린 선수든, 유명한 선수든 모두 슬럼프에 빠진다. 다음으로는 ‘슬럼프는 지나간다’는 것이다. 즉,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기대 수준으로 회복된다. 불행히도 선수들은 대부분 슬럼프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중요한 경기가 다가오면 슬럼프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한다.

2. Why…원인은?

너무 많은 생각이 신체의 빠른반응 방해
자기능력에 대한 의심·압박감 최대의 적


슬럼프에 빠지는 원인은 다양하다. 선수마다 다른 원인을 갖고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의 대부분은 마음, 즉 심리적 요소와 관련이 있다. 첫째,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타자는 삼진을 당하고 나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고민하면서 스윙의 각도, 타구폼 등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야구선수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직관이다. 자신의 스윙이나 타이밍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 선수들의 몸은 빠르게 반응할 수 없다. 생각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빼놓을 수 없다. 자신의 실력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실수하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즉, 자신이 해야 할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더 많은 실수를 낳고, 결과적으로 슬럼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마지막 이유는 슬럼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압박감이다. 타자들은 한동안 안타를 치지 못하면 슬럼프에 빠진 게 아닌가 염려한다. 이와 더불어 감독, 코치, 동료들이 자신이 빨리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기를 원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압박감은 야구선수들을 경기 중 더욱 긴장하게 만든다.

3. How…탈출법?

긍정의 마인드 중요…빠른 극복이 관건
데이터 집착보다 ‘직관’에 몸을 맡겨라


슬럼프에서 탈출하기 위한 방법은 추신수도 이야기했듯 긍정적 생각을 갖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선수들은 ‘나는 슬럼프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나는 빨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나는 실수하면 안 된다’ 등의 부정적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런 생각들은 경기에서 더욱 긴장하게 만들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따라서 긍정적 사고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세계 정상의 야구선수들도 슬럼프를 겪는다. 슬럼프는 지나갈 것이다. 실수해도 괜찮다’라고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보자.

많은 야구선수들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 경기 결과나 타율, 방어율 같은 통계자료에 더욱 집중한다. 이는 타격이나 투구와 관련 없는 집중 포인트이다. 결과에 대한 생각은 버리고, 긴장을 풀고 자신의 직관에 몸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즉,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타격이나 투구 과정에 집중하다보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온다.

김영숙 박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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