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 그라운드 엿보기] 장기플랜 구축이 축구의 미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3월 8일 07시 00분


국내 유소년축구의 초등학교 학원 등록 팀 수는 줄어드는 반면 유소년 클럽 팀의 등록 수는 증가 추세다. 학원 팀은 2002년 255개 팀이었으나 2012년에는 194팀으로 감소했고, 유소년 클럽 팀은 15개 팀에서 208개 팀으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클럽 팀 선수들은 일반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클럽에서 훈련을 한다. 클럽 팀에서 중요한 것은 운동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클럽 팀이 장기 임대할 수 있는 운동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지자체에서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어 임대하기가 힘들다.

국내축구산업이 커지기 위해서는 산업의 저변이 넓어져야 한다. 엘리트나 아마추어 선수 증가, 프로팀이나 아마추어 팀 수 증가, 축구동호인 증가, 축구장 시설 증가, 심판 증가 등 축구관련 시설이나 사람이 늘면 자동적으로 축구산업은 커진다. 아울러 축구저변이 넓어지기 위해서는 등록선수 증가가 필수적이다.

필자는 작년 가을 일반 공립중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일반학생들이 주변 학교와 축구리그전을 펼치고 있었다. 해당 구청에서 주최하고 학생신분만 확인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런 대회의 운영관리를 협회나 연고 프로팀 누군가는 맡아서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일반학생축구대회도 등록을 받아 관리와 운영을 꾀해야 한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마추어 학생선수는 관람스포츠 측면에서 미래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7년 동안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매년 평균 1,400여명의 선수가 운동을 그만두고 있고, 고등학교에서 대학에 진학과정에서는 매년 평균 2,000명의 선수가 중도 탈락한다. 탈락자 수가 엄청나다. 이 학생선수들은 엘리트 축구 발전에 희생양이기도 하다. 학생선수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사회적응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들이 은퇴 또는 중도탈락 후 제 2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커리어 서포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각 대륙에 축구발전사무국을 두고 있다. 아시아지역에 3곳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말레이시아에 있다. 이 사무국에서는 축구강사교육, 저변확대 프로그램, 축구후진국 지원, 시설인프라구축, 여자축구발전지원, 여자축구강사교육, 심판강사교육, 유소년축구 클리닉, 축구경영관리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7일 대한축구협회의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했다. 협회도 이제 10∼20년의 미래를 내다보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축구발전 계획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앙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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