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 강민호?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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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7일 07시 00분


강민호. 스포츠동아DB
강민호. 스포츠동아DB
주전 포수 방망이 침묵에 수비도 구멍
대안없는 대표팀…강민호 성장 급선무


포수는 야구 포지션에서 ‘특수 보직’이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다. 일단 한번 정해지면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한 가정의 ‘안방마님’을 아무나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훌륭한 포수 없이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류중일(삼성) 감독이 이끈 대표팀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충격적 결과를 낳으면서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포수에 대한 것이다. 1라운드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마스크를 쓴 강민호(롯데·사진)가 보여준 플레이가 거슬렸기 때문이다. ‘공격형 포수’로 평가받는 강민호는 3게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게다가 네덜란드전 0-5 참패의 빌미가 된 7회 송구 실책도 범했다.

류 감독은 경험 많은 진갑용(삼성)을 대신해 강민호를 주전 포수로 쓴 것에 대해 “2차전 선발 송승준(롯데)과 3차전 선발 장원준(경찰청)이 그동안 강민호와 호흡을 많이 맞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털어놓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이 같은 설명만으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그를 고집한 류 감독의 용병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처음 단 강민호는 이후 대표팀 단골 멤버였고, 중요 경기에서도 수없이 마스크를 썼다. 또 큰 활약도 펼쳤다. 그러나 한때 대표팀 주전 포수였던 박경완(SK)이나 진갑용 등과 비교하면 수비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포수는 타자의 방망이가 나오는 각도뿐 아니라 파울 타구의 방향, 발 위치 등에 따라 순간적인 판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볼 배합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고 박경완, 진갑용에 의존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강민호의 성장이 절실하다. 4년 뒤 제4회 WBC는 물론이고 당장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번과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선 보완이 필요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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