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마의’ 경마공원에 다 모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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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1일 07시 00분


서울경마공원 동물병원에서 경주마의 엑스레이를 찍고 있는 수의과대학생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서울경마공원 동물병원에서 경주마의 엑스레이를 찍고 있는 수의과대학생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서울경마공원 말 교육과정 개설

한미FTA 통과 후 말 임상교육 이수 주목
마사회, 대학 요청 따라 말 교육과정 진행
차후 전국 수의과대학 교육확대 추진키로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는 요즘 마권이 아닌 펜과 노트를 든 대학생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발걸음이 머무는 곳은 경마장 관람대가 아닌 서울경마공원 안에 위치한 동물병원이다.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는 대학의 요청에 따라 창립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와 건국대 수의과대학 4학년생 115명을 대상으로 7월 8일까지 정규교육과정을 진행한다. 건국대는 전공필수과목으로 개설돼 졸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대학들이 한국마사회에 교육과정을 개설해줄 것을 요청한 것은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한미 수의사 면허자격 상호인증(MRA)을 놓고 말 임상교육 이수여부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미국 수의과 대학들은 말 임상교육이 의무과정이며 동물 수업비중의 80%가 말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말에 대한 비중이 적을 뿐만 아니라 임상실험을 할 수 있는 전문 말 동물병원도 부족하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국내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미국 수의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정규 수업과는 별도로 한국마사회 동물병원에 교육을 신청해 교육을 받아야 했다.

○마사회 말관련 교육과정 국내 전 수의과대 확대 추진

현재 국내 10여 개 수의과 대학들이 뒤늦게 말 동물병원 건립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대가 수원시에 재활승마센터 및 말 동물병원 건립을 추진 중인 것을 비롯해 전북대, 제주대, 경북대 등이 말 동물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서울경마공원에서 전공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조별로 2주에 걸쳐 80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동물병원, 재활센터, 마방, 말굽클리닉을 오가며 입원마의 외상, 산통, 걸음절음 등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임상실습과 재활치료 수업을 진행한다. 중환마 관리, 수술실 교육이 추가되는 4주 심화과정도 마련돼 있다. 수업은 말 임상분야의 전문가들이 진행한다. 외과분야는 경력 20년 이상의 한국마사회 수의사들이, 내과 분야는 우리나라 최초로 말 내과 전문의로 임용돼 화제가 된 서울대 수의대 자넷 한 교수가 담당한다.

한국마사회는 정규교육과정 개설을 계기로 외국처럼 동물병원이 대학의 교육을 지원하고 학생들을 동물병원 지원인력으로 활용하는 상호피드백 모델을 정립시켜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대학과 교육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말 관련 교육과정을 국내 모든 수의과대학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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