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THIS WEEK] WBC 사령탑은 현역감독에겐 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9월 18일 07시 00분


최근 내년 초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8개 구단 상당수 감독들이 현역 사령탑으로 대표팀을 맡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더불어 물리적인 준비시간 부족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미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로 했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자는 목소리도 높다.

프로팀 감독으로 있을 때 3차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으로 열린 2003년 삿포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와 2006년 제1회 WBC에 코치로 함께했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감독을 맡았다. 돌이켜보면 성적에 대한 걱정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WBC는 특히 스프링캠프 때 감독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매일 캠프 현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여러 사항을 체크하고, 현장 코치들과 의논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지만, 사실 막상 국제대회에 나가 있으면 국가대표팀이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경기, 대회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2006년 제1회 WBC 때는 첫 번째 대회로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코치로 대회에 참여한 감독들도 한국야구의 자존심, 위상이 걸려있었기 때문에 각 파트에서 최선을 다했다. 김인식 감독(당시 한화)께서 각 부분을 잘 조율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현역 감독에게는 여러모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팀의 전술적 부분을 정립해야 하고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WBC 사령탑을 맡는 데 부담을 느끼게 된다. 정해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는 당연히 찬성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 뒤에는 여러 가지 여건과 현장의 여론 등을 종합해 다시 논의할 필요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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