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베이스볼] “터치 라운지 배치…우리에겐 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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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8일 07시 00분


국내 프로야구장 중 가장 최신의 시설을 자랑하는 문학구장은 매 게임 100여명의 파트타이머를 고용할 정도로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찌는 듯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 여름, 이들 파트타이머는 더위와 전쟁을 치렀고 부문별로 더위를 이겨내는 노하우도 개발했다. 사진은 터치라운지(왼쪽)와 어린이열차 등 문학구장의 편의시설. 문학|정지욱 기자
국내 프로야구장 중 가장 최신의 시설을 자랑하는 문학구장은 매 게임 100여명의 파트타이머를 고용할 정도로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찌는 듯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 여름, 이들 파트타이머는 더위와 전쟁을 치렀고 부문별로 더위를 이겨내는 노하우도 개발했다. 사진은 터치라운지(왼쪽)와 어린이열차 등 문학구장의 편의시설. 문학|정지욱 기자
문학구장 매경기 스태프 100명, 그들의 힘들었던 여름나기

에어컨 있는 유일한 곳…TV시청도
필요 인원은 딱 한명 ‘100대1 경쟁’
출입구·통로 배치땐 ‘땡볕과의 전쟁’
일사병 위험…물수건 등 단단 채비


올 여름은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섭씨 36∼40도에 이르는 무더위에 시달렸다. 야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는 무더위를 피할 길이 없었다. 선수들은 물론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폭염에 시달렸다. 9월 들어 가을이 다가오면서 비로소 시원한 바람을 벗 삼아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야구장에선 선수와 팬들 외에도 요소요소 진행을 돕는 스태프(파트타이머)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문학구장은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라 각종 편의시설도 가장 많이 설치돼 있다. SK의 홈경기에 투입되는 스태프 수는 매 경기 약 100명에 이른다. 무더위를 극복하고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문학구장 SK 스태프의 여름이야기를 들어봤다.

○야외 배치 시 얼음 물수건은 필수

야구장 출입구와 통로에서 안내와 통제를 담당하는 스태프는 뜨거운 땡볕 아래서 일한다. 특히 주말 오후 5시 경기 때는 더위의 강도가 더욱 높아진다. 출입구와 통로 담당자들은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올 여름과 같은 무더위에는 선호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담당지역은 매일 로테이션을 통해 정해진다. 야외 배치가 확정될 경우에는 무더위와 맞설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더위 속에 오랜 시간 서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몸은 지치기 십상이다. 자칫 일사병·열사병으로 쓰러질 경우에는 야구 보고 파트타이머 수당을 지급받기 위해 일하다가 병원신세를 질 위험성도 다분하다.

개인적으로 물통을 준비해 꾸준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로 더위가 해소될 수는 없다. 야외에 배치되는 스태프 대부분은 물수건을 챙긴다. 손수건을 물에 적신 다음 휴게소에 있는 냉동실에 넣어 얼린 다음 일하는 동안 사용한다. 냉기가 있는 동안은 일시적으로 더위를 잊기에 가장 좋다.

○스태프가 꼽은 명당은? 터치 라운지!

문학구장 스태프가 꼽은 최고 구역은 1층 1루 관중석 복도에 위치한 터치 라운지다. 이곳은 팬들의 휴식공간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구비된 것은 물론 여성 팬들이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 룸 역할도 한다. 라운지 안에는 대형 TV가 설치돼 있어 잠시 무더위에서 벗어나 실내에서 야구를 관전하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스태프가 이곳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에어컨이 있기 때문이다. 스태프가 배치되는 공간 중 유일하게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바로 터치 라운지다. 터치 라운지 배치 역시 로테이션으로 이뤄지는데, 매 경기 투입되는 100명의 스태프 중 단 1명에게만 행운이 주어진다. 한 여름 터치 라운지 배치는 스태프에게 복권 당첨 못지않은 대박이다.

○즐거움과 부담이 공존하는 어린이 구역

3루측 복도에 마련된 어린이 놀이시설은 문학구장의 자랑거리다. 미끄럼틀, 볼풀 시설은 기본이다. 기차 레일도 깔려있는데,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레일 위로 어린이 기차가 운행된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 대부분의 구역이 로테이션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어린이 구역 담당자들은 고정이다. 어린이들의 안전이 우선인 만큼 숙달된 스태프가 배치돼야 한다. 또 어린이들을 꺼려해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므로 어린이들을 대하는 데에 친화적인 스태프가 배치된다.

냉방시설이 없기 때문에 더운 것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복도에서 일하기 때문에 적어도 직접적인 햇볕은 피할 수 있다. 다만 야구장에서 일하면서 야구는 조금도 볼 수 없는 비극(?)을 맞봐야 한다.

그러나 어린이 구역에는 더위와 야구를 떠나 다른 구역과 차별된 부분이 있다. 바로 어린이들에 대한 마음이었다. 어린이 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강현규(21) 씨는 “야구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야구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또 다르다. 안전성에 대한 부담도 있기 때문에 즐거움과 부담이 공존하는 곳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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