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아시아경기 남자농구 그후 30년… 전설, 다시 이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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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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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꺾은 우승멤버 다시 뭉쳐
태릉선수촌 찾아 후배들 격려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아경기 남자농구에서 한국이중국을 85-84로 꺾고 우승하는 순간 벤치 앉아 있던 한국선수들과 감독, 코치가 함께 코트로 뛰어들며 환호하고 있다 (위)동아일보DB.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아경기 남자농구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왕년의 농구 스타들이 25일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남녀 대표팀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박종천 이영근 이장수 안준호 방열 이병국 박인규 박수교 신동찬 이충희. 홍진환 기자jean@donga.com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아경기 남자농구에서 한국이중국을 85-84로 꺾고 우승하는 순간 벤치 앉아 있던 한국선수들과 감독, 코치가 함께 코트로 뛰어들며 환호하고 있다 (위)동아일보DB.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아경기 남자농구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왕년의 농구 스타들이 25일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남녀 대표팀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박종천 이영근 이장수 안준호 방열 이병국 박인규 박수교 신동찬 이충희. 홍진환 기자jean@donga.com
세상 두려운 줄 모르고 뜨거운 피를 지녔던 그들은 어느새 50줄에 들어섰다. 코트를 호령하던 감독도 백발이 성성한 70대가 됐다. 그래도 모처럼 유니폼을 걸치자 예전 그 화려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이 멤버 그대로 한 게임 할까요. 하하∼.”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아경기 남자농구에서 금메달을 딴 왕년의 농구 스타들이었다. 한국은 최강이던 중국을 85-84로 꺾고 우승했다. 당시 사령탑이던 방열 건동대 총장(71)과 코치였던 이병국 씨(69)를 비롯해 주장 박수교(56) 이충희(53) 안준호(56) 신동찬(55) 박인규(56) 박종천(52) 이장수(55) 이영근 씨(55) 등 8명의 선수가 25일 30년 만에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신선우 씨(56) 등은 개인 사정으로 빠졌다. 방 총장의 제안에 따라 런던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 남녀 대표팀을 격려할 목적이었다. 후배 방문에 앞서 서울 강남구의 한 중국집에서 오찬을 한 이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했다.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까지 직접 제작한 방 총장은 “값진 일을 했다. 금메달을 계기로 1983년 농구대잔치가 출범됐고 1997년 프로농구가 도입되는 단초가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중국전에서 에러가 4개밖에 없었다. 평균 신장 차가 20cm 가까이 나던 중국을 그래서 꺾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병국 씨는 “쇠고기를 안 먹는 인도에서 암시장까지 찾아가 쇠고기를 구해 설렁탕을 끓여 선수들을 먹였다”며 비화를 공개했다. 금메달로 카퍼레이드까지 한 선수들은 서울 명일동과 과천의 주공아파트 분양권을 포상금으로 챙겼다.

농구대표팀은 주당 집합소로 유명하다. 그들도 그랬다. 막내였던 박종천 씨는 “선배들이 간식으로 맥주 몇 박스를 사오라고 했다. 대만 존스컵에 갔을 때였는데 숙소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던 기억이 새롭다”며 웃었다. 이충희 씨는 “쿠웨이트로 훈련 갈 때는 회교 국가라 농구화 안에 양주를 몰래 감춰 갖고 입국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각자 준비해온 책 한 권씩을 대표팀 후배들에게 선물했다. 어깨를 두드려주며 선전을 기원하는 선배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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