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야 살아남는데… 2군 선수들 너무 수동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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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감독들 가슴 답답
“자발적 훈련 시스템 필요”

프로야구 2군 두산 송재박 감독은 일부 선수를 바라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2군 선수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입단했지만 2군 생활이 길어질수록 좌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군은 1군에 오를 유망주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될성부른 떡잎’을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송 감독은 “2군에선 독해야 살아남는데 일부 선수는 대충 따라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목표의식을 잃은 채 정해진 훈련만 하다가는 1군 진출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이에 따라 2군에도 자유를 주되 결과에 책임을 지게 하는 자율야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넥센 양승관 2군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감독이 지시를 안 하면 훈련을 안 한다. 수동적이다. 미국처럼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프로야구 탬파베이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학주는 “미국은 내가 먼저 감독과 코치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경쟁에서 이긴다”고 했다.

최근 자율야구로 주목받은 건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다. 그가 2008년 롯데 사령탑을 맡았을 때 선수단은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2001년부터 7년간 가을잔치(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이 기간의 팀 순위를 빗대 ‘8888577’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그러나 로이스터 전 감독은 선수 스스로 훈련을 주도하고 자신감 있게 공격할 것을 주문했다. 그 ‘효험’으로 롯데는 2008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목표를 잃은 일부 2군 선수에게도 이런 방식의 자율야구가 해답이 될지 주목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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