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프로축구 환경 이해하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3일 07시 00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단장의 역사’라는 말을 한다. 지금의 메이저리그가 되기까지 각 구단 단장들이 많은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프로스포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단체 뿐 아니라 구단의 사장, 단장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팀을 운영하느냐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내년이면 K리그가 창설된 지 30년이 된다. 하지만 K리그 구단들은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에 시달리는 등 구단 운영에서는 선진화되지 못했다. 다양한 이유 중 하나가 구단운영을 책임지는 사장, 단장의 역량 부족이다.

K리그 구단들은 최근 법인화되면서 프로축구 전문경영인들이 대거 사장, 단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인의 ‘코드 인사’나 모기업 인사를 통해 프로축구 환경을 전혀 모르는 구단 사장과 단장이 선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축구시장은 다른 산업과 달리 특이한 환경을 지니고 있어 전문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 지식이 없는 사장, 단장들은 근시안적으로 성적에만 집착할 뿐 장기적인 구단 발전은 외면한다. 이 때문에 흥행이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고려하지 못한다. 흥행의 성공은 수익 창출로 이어진다.

그러나 투자 대비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수원과 서울 등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들은 이미 장기플랜을 세워 흥행을 위해 뛰고 있다. 두 구단이 장기적으로 투자했던 효과는 이제 서서히 빛을 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은 여전히 흥행을 위해 투자하는 데 인색하다.

일본 J리그의 경우 구단 단장, 사무국장을 위한 교육을 실시할 정도로 구단 고위층 역량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구단에 몸담으면서 사무국장이나 단장이 될만한 재원들을 모아 1년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양한 분양의 전문가들로부터 사무국장이나 단장에게 필요한 이론 교육을 실시하면서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K리그는 경기력에 비해 관중과 스타가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 구단들이 처한 현실이다. 축구단에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단에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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