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수영인생 끝내기 전 세계기록 깨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7일 2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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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2·단국대)은 27일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을 끝으로 모든 경기 일정을 마친 뒤 한 인터뷰에서 "대회를 마쳐 기분이 좋다"면서 마무리를 잘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내년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번 대회 때 이루지 못한 세계 기록 경신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를 끝낸 느낌은.

▲아쉽다. 호흡을 한 번만 덜 했더라면 (100m에서) 기록을 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올해 개인 최고기록이고, 이 기록만으로도 감사한다. 준비 시간이 길고 짧고는 생각하지 않고 성실히 훈련했다. 기록은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의 훈련에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것과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은.

▲뭐가 부족한지 깨달음을 준 대회였다.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앞으로 훈련을 통해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스타트와 턴도 부족했고, 레이스 운영에서도 미흡한 점이 있었다. 실전에서는 실수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자유형 200m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최선을 다했다. 레이스는 괜찮았다. 스타트와 턴에서 차이가 커 그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마이클 볼 코치가 그동안 어떤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나.

▲하루하루 훈련할 때 성실할 수 있게 당근과 채찍을 고르게 줬다. 내가 빈둥빈둥하면 '이러면 안 된다. 경쟁자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만 힘내라'고 자극을 줬다. 내가 너무 의욕이 앞서면 강약을 조절해 줬다. 큰 도움이 됐다.

-런던 올림픽이 이제 1년 남았다.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하루하루 성실히 훈련하다 보면 자유형 400m에서도 이번 대회에서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다. 남은 1년도 빨리 지나갈 것이다.

-런던에서도 자유형 100m를 뛰나.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보다 단위 스피드를 줄이는데 출전의 의미를 뒀다. 그러면 자연히 200m와 400m 기록도 좋아질 테니까. (웃으며) 런던에서 자유형 100m까지 나 혼자 다 뛰면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하나. 나는 200m와 400m에 치중해 좀 더 나은 기록을 내도록 준비하겠다. 대표팀 동료와 떨어져 훈련하겠지만 런던에서는 함께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다음 달 1일 귀국할 때까지 뭐하나.

▲아직 일정을 모르겠다. 경기가 남은 선수들 응원도 하고, 놀기도 하겠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 달 정도 쉰다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집에서 푹 쉬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너무 많은 시간을 외국에 나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결승에서 맞붙은 7명의 선수가 다 기억난다. 자유형 200m의 라이언 록티와 마이클 펠프스(이상 미국), 파울 비더만(독일), 자유형 400m의 쑨양(중국) 등 모두 생각이 난다. 이번 대회 후에는 이들의 경기 영상을 다시 보면서 훈련할 것이다.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 하나씩만 꼽으면.

▲자유형 400m는 쑨양이 될 테고. 200m에서는 펠프스가 최근 부진했지만, 런던에서는 더 좋은 기록을 낼 것이다. 그는 1인자니까. 록티도 런던 올림픽에 나올 것이다. 나로서는 많이 배워야 할 선수다.

-세계신기록 욕심은.

▲수영 인생을 끝내기 전에 꼭 깨고 싶은 마음이다. 훈련 때 구간 기록에서는 계속 신기록을 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깨고 싶었다. 런던으로 가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런던에서 깰 수 있도록 하겠다.

-박태환 이후의 한국 수영을 위해 조언한다면.

▲한국수영이 한 단계 올라가는 데 있어 내가 역할을 해내 좋았다. 나 뒤로도 후배들이 세계 대회에 나가 결승에도 오르고 메달도 따 한국 수영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너무 큰 산이 앞에 있다 보니 '내가 저길 오를 수 있을까'하는 걱정부터 한다. 나도 어릴 때는 레이스 운영이니 이런 것보다는 무조건 겨뤄보자는 생각으로 임해 여기까지 왔다. 국제무대에서 주눅이 들지 않고 뛸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지도자를 비롯해 모두가 도와줘야 한다. 수영 선진국의 시스템도 받아들여야 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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