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가면 K리그 우승 못해”…‘챔스리그의 저주’ 정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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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일 07시 00분


3일에 1경기…체력·장거리 이동 부담
7년간 챔스 가고 K리그 우승한 팀 전무


올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준비 중인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 전북 현대, 수원 삼성에 달갑지 않은 통계가 있다. 챔스리그 출전 팀은 그해 K리그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이른바 ‘챔스리그의 저주’다.

챔스리그는 2003년부터 아시안클럽선수권과 아시아 컵위너스컵이 통합돼 지금의 면모를 갖췄다. 2003년 성남 일화를 제외하면 2004년부터 작년까지 7년 간 챔스리그 출전 팀이 K리그 정상에 오른 사례가 없다.(표 참조)

● 양 리그 병행 쉽지 않아

챔스리그는 아무나 나가지 못한다. 전년도 성적이 우수한 팀들에만 자격이 주어진다. 전력은 그 만큼 탄탄하다. 그런데도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정규리그와 챔스리그를 병행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챔스리그는 주로 평일(화, 수요일)에, 정규리그는 주말에 열린다. 3일에 한 번 꼴이다. AFC는 장거리 원정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별리그와 16강 토너먼트까지는 중동과 비중동으로 그룹을 나눴다.

그러나 호주, 동남아시아 원정도 만만찮은 여정이다. 이동거리나 시차 등을 고려하면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생각보다 크다. 부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복 없는 경기 운영이 힘들다. 중동 원정을 떠나야 하는 8강 이후는 그야말로 ‘죽음의 레이스’다,

더구나 올 해부터 광주FC의 참가로 전체 팀 수가 16개가 되면서 작년과 달리 휴식을 취하는 주가 없어졌다. 주말-주중-주말로 이어지는 혹독한 일정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경쟁적 선수 보강

이런 저주는 학습 효과를 낳았다.

서울과 전북, 수원은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경쟁적으로 선수를 영입했다. 선수 층이 두껍지 않으면 시즌 내내 고전할 수 있다는 걸 몇 차례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다. 대어 급 선수를 보강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반면 2003년 이후 챔스리그에 출전한 적이 없는 제주는 이들 3팀에 비해 선수 영입에 그리 적극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 다른 구단들은 “제주도 한 번 부딪혀보면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다”며 우려를 보내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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