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야구 새 메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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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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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국내 최초로 경기 열린 한국 야구 발상지
프로출범후 구단 명멸-성적부진으로 한때 팬 외면
2007년부터 관중 급증… 올해는 100만 명 넘을 듯

1899년 국내 최초로 야구 경기가 열린 곳, 1920년대 처음으로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한용단’이 야구를 통해 민족의 울분을 달래줬던 곳.

인천은 ‘원조 구도(球都)’다. 한국 야구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이 어느 지역보다 대단했던 곳이다. 그러나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구도 인천’은 점점 작아졌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까지 여러 구단이 명멸하면서 인천 팬들은 구심점을 잃었다. 1982년 승률 0.188로 최하위에 그친 삼미를 시작으로 청보와 태평양은 ‘만년 하위 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태평양의 뒤를 이어 1996년 혜성처럼 등장해 우승컵까지 안겼던 현대는 서울 입성을 노린 채 2000년 인천을 떠나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인천 야구팬들은 야구장을 떠났다. 2000년 창단한 SK의 원년 관중은 8만4563명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도원구장이 홈이었지만 이전까지 한 해 20만 명이 넘게 왔던 곳이었다. SK의 인천 원년은 그렇게 처량했다.

SK는 2002년부터 새로 지은 문학구장(사진)을 사용했다. 시설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라고 할 만한 문학구장이지만 한 번 떠난 팬들은 좀처럼 야구장을 찾지 않았다. 2만8000석 규모의 문학구장은 2006년까지 평균 관중 5000∼7000명에 그쳤다.

반전은 2007년부터 시작됐다. 전년 33만1143명이었던 홈 관중은 그해 65만642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80만 명(84만1270명)을 돌파했다. 사직 138만18명, 잠실 두산 홈경기 105만3966명 등 100만 관중을 넘긴 구단이 2개나 됐지만 80만 관중은 인천 야구 사상 처음이었다.

원년(대구)을 제외하고 최다 관중은 늘 서울과 부산 몫이었다. 지난해까지 서울(잠실)은 16차례, 부산은 11차례(구덕구장 1회 포함) 최다 관중을 불러 모았다.

올 시즌 SK는 이변을 노린다. 경쟁조차 되지 않을 것 같았던 최다 관중 자리도 내심 노리고 있다. 31일 현재 SK 홈 관중은 49만6839명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경기 수가 많아 평균 관중은 1만7744명으로 1위 두산(1만8345명), 2위 롯데(1만7940명), 3위 LG(1만7765명)에 이어 4위지만 1위와의 격차는 600명 정도다. 올 시즌 SK의 홈경기는 66경기. 그중 42%(28경기)만 소화했지만 관중 수는 이미 지난해의 59%나 된다. 이 추세라면 인천 야구 사상 최초로 100만 관중 돌파가 가능하다. 잠실, 사직구장 관중을 넘어서는 게 꿈만은 아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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