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멀리건] 야구선수, 골프 잘치는 비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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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1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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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종목과 골프의 상관관계‘인에서 아웃’ 스윙 매커니즘 비슷아이스하키-테니스 선수도 ‘두각’집중력 요하는 양궁도 ‘찰떡궁합’

스포츠 스타들 중에서도 수준급의 골프실력을 가진 마니아가 많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서 황금 트로이카 선발진을 구축했던 그렉 매덕스(왼쪽 부터)와 존 스몰츠, 톰 글래빈은 현역시절에도 골프광으로 통했다. 스포츠동아DB
스포츠 스타들 중에서도 수준급의 골프실력을 가진 마니아가 많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서 황금 트로이카 선발진을 구축했던 그렉 매덕스(왼쪽 부터)와 존 스몰츠, 톰 글래빈은 현역시절에도 골프광으로 통했다. 스포츠동아DB
26일(한국시간) 팜스프링스의 라킨타에서 막을 내린 봅호프 클래식에서 빌 하스가 30언더파를 기록하며 PGA 투어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아버지 제이 하스도 이 대회에서 승리해 부자 우승의 진기록을 만들었다.

봅호프 클래식은 전통적으로 유명인사들의 초청 대회도 함께 치른다.

올해 대회의 호스트는 뉴욕 양키스의 명포수 요기 베라(85)였다. 올해 출전한 유명인사 가운데 눈길을 끄는 선수는 ‘제구력의 마법사’였던 그렉 매덕스다. 그는 현역 때도 골프광으로 통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마운드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던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는 원정경기 때 항상 골프클럽을 챙겨가는 선수들로 유명했다.

미국의 스포츠인 가운데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스타 선수들은 많다. 애틀랜타의 투수 데릭 로도 핸디캡이 이븐일 정도로 프로급의 실력을 자랑한다. 골프는 게임에 가까운 스포츠다. 당구, 볼링 등이 게임에 속하는 종목이다. 농구 선수가 취미로 야구를 즐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야구는 숙련돼야 한다. 하지만 야구, 농구, 축구 선수들이 골프를 취미로 하는 경우는 꽤 많다. 골프가 스포츠이면서 다른 종목과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주최로 친선골프 대회를 갖는다. 골프는 부상의 위험도 없고 기량에 차이가 나더라도 핸디캡이라는 게 있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골프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골프 애호가들은 가끔 사석에서 ‘어떤 종목 출신들이 골프를 잘 칠 수 있을까’라는 대화를 나눈다.

보통은 스윙 매커니즘이 비슷한 야구, 아이스하키, 테니스 선수들이 잘 친다. 전직 야구, 아이스하키, 테니스 선수들의 골프 기량이 다른 종목 선수들에 비해서 나은 게 사실이다. 물론 개인 차이는 있다.

미국에서도 야구와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골프에서 돋보인다.

아마추어들이 처음 골프에 입문해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이 다운스윙 때 ‘인에서 아웃’으로의 스윙이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이 겪는 경험이다. ‘아웃에서 인’으로 스윙을 하게 돼 타구가 백발백중 슬라이스가 난다.

초보자들에게 골프는 슬라이스와의 싸움이다.

하지만 야구, 아이스하키, 테니스 선수들은 몸에 밴 게 ‘인에서 아웃’으로의 스윙이다. 초보자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슬라이스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훅성 구질이 많다. 스윙 매커니즘을 알고 있어서 그렇다.

확인한 바는 아니지만 필드하키와 양궁 선수도 골프에 뛰어난 소질을 보인다고들 한다. 필드하키 선수들은 구르는 볼을 때리기 때문에 정지돼 있는 골프 볼은 매우 쉽게 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양궁 선수의 경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게임을 반복한 터라 골프를 쉽게 접근한다고 한다. 양궁의 기본은 집중력이다. 모두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사석의 얘기는 취미로서의 골프다. 직업으로서의 골프는 큰 차이가 난다. 야구 선수들이 조기 은퇴를 하고 골프로 전향하는 사례들이 많지만 투어 선수로 활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흔히 말하는 훈련장의 티칭 프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야구 선수가 골퍼로 전향해 크게 성공한 경우는 일본의 점보 오자키다.

골프도 일찍 시작해야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다. 양용은처럼 뒤늦게 출발해 PGA 투어 메이저 우승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예외다. PGA 투어나 LPGA에서 스타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선수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타이거 우즈는 4살 때 TV에 출연해 신동으로서의 자질을 뽐냈다.

앤서니 김도 4살 때부터 골프채를 쥐었다.

또 하나 골프로 전향한 선수들이 어려움에 부딪히는 게 정신적인 요소 멘탈리티다. 죽기 살기로 대든다고 하루아침에 멘탈리티를 터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랜 시간 경험이 필요하다. 골프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이유다.

LA |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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