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뚜껑 열린 돔구장 2곳…8000억 ‘돈’ 해법있나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7시 00분


대구-광주시 포스코건설과 돔구장 건설 양해각서(MOU) 체결

야구계의 숙원이 이뤄질까. 대구시와 광주시가 29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포스코건설과 돔구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1년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왼쪽부터 대구시 권영세 행정부시장, 포스코건설 정동화 사장, 광주시 박광태 시장.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야구계의 숙원이 이뤄질까. 대구시와 광주시가 29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포스코건설과 돔구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1년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왼쪽부터 대구시 권영세 행정부시장, 포스코건설 정동화 사장, 광주시 박광태 시장.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곳 건설비 4000억-1년 운영비만 100억

민간기업 수익성 떨어지면 철회 가능성도

현장선 “3만석규모 개방형구장이 적당해”


대구시와 광주시가 포스코건설과 돔구장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공동으로 체결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이제야 시민들의 염원인 돔구장 해법이 풀리게 됐다. 포스코에 어떻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흥분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바람처럼 2013년 대구와 광주에 돔구장이 화려하게 문을 열 수 있을까. 장밋빛 기대와는 달리 대구, 광주의 돔구장은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80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공짜?

대구와 광주에 건립이 검토되고 있는 돔구장은 각각 4000억원의 건설비용이 필요하다. 시에서 부지를 제공하는 조건이지만 포스코건설은 합쳐서 8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야한다. 포스코는 삼성이나 LG처럼 오너가 있는 기업이 아니다. 상장회사로 8000억원의 거액을 투자하려면 그 몇 배인 수조원 이상의 수익 모델이어야 한다. 대구와 광주시는 포스코가 돔구장을 지어주면 인근 지역의 주거 및 상업시설 개발권을 준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두 도시에서는 재원조달 문제로 야구장 건립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래서 짜낸 묘안이 민간 사업자에게 풍부한 혜택을 주고 돔구장을 건립해 기부채납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아직 수익성 부분에 확신을 갖고 있지 않는 듯하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은 “사업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수익성에 대해서 아직 답변을 드릴 입장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검토 결과 수익성이 떨어지면 돔구장 건설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는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그것까지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 양 지자체와 협의해야 할 시기다”라고 말했다.

○특혜는 가능할까?

정동화 사장의 말처럼 포스코건설은 최대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양 지자체에 다양한 사업승인 및 지원을 요구할 전망이다.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자체는 포스코건설의 요구가 커지면 커질수록 특혜시비 등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100억원이 넘는 운영비용은 누가?

돔구장은 한 해 100억원 내외의 시설유지 및 관리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한해 수백 억 원의 적자로 운영되는 국내프로야구 구단은 이 같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1000만 도시 서울의 잠실구장 연간 임대료는 35억원으로, 두산과 LG가 17억5000만원씩 부담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돔구장이 생기면 좋지만 운영비를 누가 감당하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현장에서는 높은 운영비 때문에 대구와 광주에는 3만석 내외의 개방형 구장이 알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구시와 광주시, 포스코건설은 이 문제에 대해 연고지 구단인 삼성, KIA와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운영주체는 민간사업가(포스코건설)가 직영하는 방식을 추진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1년 내내 복합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돔구장 방식을 택했다”며 경제성을 강조했다. 도쿄돔을 제외하면 다른 돔 구장이 모두 적자에 허덕이는 일본의 예를 볼 때 돔구장은 건립 후 운영주체를 놓고 또 한번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