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팬들 가까이…프로야구가 살아남는 법

  • 입력 2009년 3월 13일 07시 50분


지난 주말 프로축구가 타이틀스폰서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프로야구 역시 시즌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타이틀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바야흐로 경기불황이 프로스포츠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사실 경기침체가 프로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학계에 보고된 것은 없다. 그럼에도 2009시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가능하다. 왜? 모기업이 어려우니까. 구단 운영재정을 전적으로 모기업에 의존하는 한국프로야구는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당장 재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익창출 구조가 제한된 상황에서 생존하는 방법은 긴축재정이 가장 쉬운 길이다.

그렇다면 긴축재정 외에 구단이 흥행을 위해 이 시점에서 추구해야 하는 길은 무엇인가. 일단 최악을 상황을 가정해 보자. 한국프로야구에서 티켓 파워가 강력한 롯데와 LG가 동시에 하위권으로 처질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다음으로는 3만석 구장을 가진 팀들이 부진할 경우에도 흥행에는 적신호가 켜진다. 2009시즌은 공휴일도 별로 없고, 경제가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지면 경기장 출입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구단입장에서는 이러한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경기불황으로 반복구매가 예년보다 적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구단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은 ‘비고객’을 확대하는 길이다. 특히 최근 각 구단이 전개하는 어린이 회원 모집은 예년과는 달리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린이 회원은 양날의 칼이기는 하나 가장 확실한 잠재고객이다. 어른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현재 20-30대는 일단 하루하루 사는 게 힘들다. 젊은 팬들은 탐닉은 가능하지만 숫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야구관련 UCC까지 만드는 젊은 팬들의 최근 반응은‘사랑하지만, 경기장을 찾기에는 여유가 없다’로 귀결되고 있다. 불황의 그늘이 생각보다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새로운 타깃시장을 찾아야 하다. ‘가족’에 올인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된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에서 가족과 연결고리가 가장 강력한 것이 야구다. MLB도 처음부터 가족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역사적 경험에서 그렇게 귀결된 것이다. MLB는 위기가 오면 새로운 시장개척에 집중했다. WBC만 하더라도 MLB와 MLBPA의 잔치 아니던가. 이 불황속에서도 1000만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겉모습은 야구의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MLB의 수익확대가 핵심이다.

지난 시즌 500만 관중동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요구된다. 시즌개막을 앞두고 WBC 미국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조금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어쨌든 일회성이다. 타이틀스폰서도 못 구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팬들을 위해서라면 ‘심장’도 헌사할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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