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계순희 이후엔 박현숙이 있다”

  • 입력 2008년 8월 13일 03시 03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유도 계순희 이후 12년 만에 북한에 금메달을 안긴 역도 여자 63kg급의 박현숙이 힘차게 바벨을 들어 올리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유도 계순희 이후 12년 만에 북한에 금메달을 안긴 역도 여자 63kg급의 박현숙이 힘차게 바벨을 들어 올리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박현숙(23)이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박현숙은 12일 베이징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 63kg급 경기에서 인상 106kg, 용상 135kg을 들어 올려 합계 241kg을 기록하며 카자흐스탄의 이리나 네크라소바(합계 240kg)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이 올림픽 역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남녀를 통틀어 박현숙이 처음이며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유도 계순희의 금메달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이다. 또한 11일 여자 58kg급 오종애가 동메달을 획득한 것에 이어 이번 대회 북한의 두 번째 메달.

박현숙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58kg급에서 6위,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기록하는 등 당초 메달 기대주는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3kg급에서 인상 105kg, 용상 135kg 등 합계 240kg으로 3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1위 중국의 류하이샤(합계 257kg)에는 합계 기록에서 무려 17kg을 뒤졌다.

하지만 여자 역도에서 쿼터 4장을 확보한 중국이 63kg급에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고, 인상 용상 세계기록 보유자 통숙 파위나(태국)마저 3월 무릎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

경쟁자가 사라지는 행운과 함께 그는 승부에서도 극적인 역전을 이뤄냈다. 그는 인상 2차 시기에서 106kg을 들어 올린 뒤 3차 시기에서 108kg을 시도했지만 바벨을 뒤로 떨어뜨리며 실패했다.

용상 1차 시기에서 다른 선수와 비교해 가장 무거운 135kg을 신청한 박현숙은 1, 2차 시기를 실패한 뒤 3차 시기에서 극적으로 들어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박현숙은 우승 원동력과 승리 소감 등의 질문에 “장군님께 이 영광을 드리고 싶은 생각뿐”이라며 ‘장군님’이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었느냐’란 질문에 “1등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1등을 막상 하고 나니 우리 장군님 생각에 기쁨과 영광이 솟구친다”고 말했다.

마지막 시기를 성공해 역전 우승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위대한 장군님이 경기를 지켜본다는 생각에 마지막 순간을 들어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가 금메달을 따게 됐는데 9월에 열릴 (평양 인민정부) 창설 60주년 행사에 금메달을 갖고 참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한국의 김수경(23)은 인상 98kg, 용상 127kg을 들어 올리며 합계 225kg을 기록해 6위에 그쳤다.

베이징=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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