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사태’ 재발 방지하려면…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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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김득구가 숨진 뒤 세계복싱협회(WBA)는 기존의 15라운드 경기를 12라운드로 줄였다. 선수 안전 관리를 강화한 것이다.

최요삼 선수의 뇌사 판정을 계기로 국내 복싱도 안전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권투인협의회 이상호 사무총장은 “국내에서 복싱 경기를 앞두고 하는 건강진단은 매우 형식적이다. 혈압 측정 정도만 하고 링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건강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활동하던 몽골 출신 복서 김모 씨는 국내 경기를 앞두고 실시한 건강진단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미국에서 경기를 앞두고 실시한 건강진단에서는 치명적인 질병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은퇴하기도 했다.

최요삼이 쓰러진 당일 경기장 주변이 매우 혼잡했고 응급차량 앞에 다른 자동차들이 주차돼 있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 점도 문제였다. 또 경기장에 파견되는 의사도 응급처치에 능하고 신경외과 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순천향대병원은 정형외과 레지던트 1년차를 내보냈다.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지 않고 먼 곳의 소속 병원으로 굳이 환자를 옮겨 간 데 대해서 많은 사람이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K대 병원 응급구조사 이모 씨는 “사고가 우려되는 현장에 나설 경우에는 사전에 각종 시나리오를 짜고 이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나갈 정도로 준비한다”며 “이번 사태에서 초기 대응 및 이송 도중 대처가 늦었던 점은 전반적으로 복싱계 및 병원 측의 안이한 태도에 기인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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